<책정보> “헉!” 순식간이었다. 자고 있는 줄만 알았던 남자의 손이 재경의 손을 민첩하게 잡아챘다. 남자의 고요하고 서늘한 눈매가 정확히 그녀를 응시하고 있었다. “답, 답답해 보여서…….” 심연같이 새까만 남자의 눈에 꼼짝없이 갇힌 재경은 저도 모르게 말을 더듬었다. 남자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입만 벙긋거리며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가을을 앞두고 마지막 기승을 부리는 늦더위처럼 강렬하고 짧았던 인연. “날 봐!”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