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이 풀린 것인지, 마치 폭풍이 지나간 것처럼 심장이 엉망으로 뛰어댔다. 그의 뺨은 차가웠고, 잡힌 손목은 뜨거웠다. 단 한 번도 무언가를 가져보기 위해 발악한 적 없었다. 어떻게 해도 그것은 제 것이 아님을 알기에, 그녀는 언제나 초연했다. “당신을 가지면 내 주머니는 펑하고 터져 기껏 아끼고 아꼈던 모든 걸 잃을 거야. 그래서 갖기 싫어, 당신이란 사람…… 정인하 씨.” 세상사에 관심 없고 오로지 오늘 하루를 위해 살아가는 여자, 손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