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반복된 빙의의 규칙이 깨진 건, 어느 날 좋은 가을이었다. 9년간 세르비아의 몸에 빙의한 유소연과 돌리아르의 황제, 오웬. 온화한 관계가 깨진 것은 소연이 떠나겠다 말한 날이었다. 화창해 눈부신 날, 오웬은 제게 뻗어진 손에 얼굴을 부비며 울었다. “걱정이 돼, 비이. 나는 이토록 약하고, 또 약해서 네가 없으면 그때처럼 죽을 때만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오웬은 깨달았다. 그녀를 잡을 수 있다면, 동정이라도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