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하트 백작가의 외동딸, 에스델. 세간은 그녀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장밋빛 뺨과 햇빛에 닿을 때마다 반짝이는 은발, 그리고 그보다 더 반짝이는 낯을 가진 사랑스러운 아가씨. 매사에 심드렁하고 쉽게 지루해하는 게 작은 흠이나, 무표정하던 얼굴에 어쩌다 미소가 드리우기라도 하면 그렇게 천사 같을 수가 없다고. 그런 그녀에게 고민거리라고는 변변찮은 구혼자 무리 정도뿐이었다. 그러나 저택 현관 앞에 나타난 살인자가 피바다 위에서 청혼한 뒤로,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