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일까, 제가 그 계집아이를 향해 웃는다. 채 열 살도 넘지 않아 뵈는 계집의 맑은 웃음소리에 절로 시선이 가고, 그 아이의 환히 웃는 얼굴이 눈에 들어와 박힌다. 원수 놈의 핏줄인데. 그의 아버지를 자진하게 만들고 어머니마저 껍데기만 이승에 남게 만든 원수 놈의 핏줄. 한데, 그 계집아이가 자라서 이제 혼인을 한다고? 자신은 대를 이은 참담함에 젖어 여전히 허우적대고 있는데?! 묻어 두었던 복수에의 욕구가 맹렬하게 그를 덮쳤다. <본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