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친 것이 분명하다. 그것도 아주 더럽게. 서른하나는 그런 나이다. 적나라한 현실과 적당히 타협할 줄 알고, 그가 아무리 괜찮은 사람이어도 결혼 상대자가 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실감하는 나이. 스물다섯일 때 나는 집에서 독립했다고, 스스로 돈을 번다고 내가 어른인 줄 착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스물다섯은 너무 어렸다. 그럼 서른하나는 어른인가? 아니다. 서른둘이 되고, 서른셋이 되고, 서른다섯을 넘기면 서른하나도 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