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을 지를 수 있다면 질러 보시지요.” 남자는 다정하게 말했다. 분하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뜨거워졌다. 짓눌린 데다 방금 행위로 숨이 달아올라 호흡이 가쁘다는 사실을 남자는 빤히 알고 있었다. 알고 이러는 것이었다. 남자의 목소리는 부드럽고 깊었다. 어쩐지 렘브라를 닮은 음색이었다. 하지만 렘브라보다 남자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았다. 무엇보다도 렘브라라면 스피카에게 이런 식으로 귓가를 파고드는 듯 나른한 말투를 쓸 리가 없었다. “못 할 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