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르누의 고성에 찾아온 의문의 손님. 10년 전 출정한 성주가 제 아내를 위해 성문을 닫아걸은 이후, 처음으로 맞아들인 외부인이었다. 전사한 성주의 유품을 전하러 온 청년의 행색은 남루했지만, 덥수룩한 머리칼 아래로 마님을 좇는 눈빛에는 묘한 열기가 빛났다. 죽은 성주의 것을 빼다 박은 듯한 진초록색의 눈동자…. 조용조용하게, 있는 듯 없는 듯 지내던 그는 언젠가부터 폭풍우 치는 밤이면 마님의 방을 찾았다. 마치 그런 밤이면, 그녀가 어떤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