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있을 땐 날 봐야지. 아니면 여기서 당하고 싶나?” 음험한 목소리, 새빨간 명령. 루이제는 이런 순간이 항상 두려웠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늘 이중적이었다. 알렌의 비정함이 불러일으키는 공포, 그리고 우직하게 그를 원하는 자신을 향한 실망. “잠자코 벌리시지요, 부인.” “여기선 안 돼요. 사람이 들어오면 어떡…….” “싫다는 것치곤 착실하게 준비했군, 여긴.” 사라진 언니를 대신한 미르헬라 공작과의 불행한 결혼. 이미 하찮은 몸부림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