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름
나인
3.9(264)
“오늘 날씨 참 거지 같네요.” 그의 말대로 습기를 가득 머금은 하늘은 아까보다도 더 먹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녀의 인생처럼. “우산 가져왔어요?” 시선을 하늘에 두고서 윤우는 아무 감정도 없다는 듯 단조롭게 물었다. 그런 건 뭐 하러 알아 두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없어요?” 지안에게서 아무 대답이 없자 그는 꽤 집요하게 다시 물었다. “곧 비 올 것 같은데.” “알아서 갈 테니까 신경 꺼.” “못 본 사이에 입이 많이 험해졌네요?”
소장 3,000원
칼리엔테
텐북
4.5(155)
※본 소설의 본편에는 유사 근친, 강압적 관계, 피폐한 묘사, 폭력적인 장면, 자살 등 호불호가 나뉘는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용에 참고 바랍니다. - 테베의 왕자와 결혼하게 된 이오카스테. 팔리듯 한 정략결혼이었지만 남편과의 첫날밤을 애타게 기다렸다. 싱그러운 입술과 나누는 입맞춤을, 영원히 놓지 않을 강한 팔을 꿈꾸며. 남편과 한 침상에 눕게 된다면 뜨거운 애정을 받을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가 델포이에서 예언을 받아 오기 전까지는.
소장 2,000원
츄파
조아라
4.3(352)
술에 취해 충동적으로 낯선 남자와 하룻밤을 보낸 뒤,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다. 죽기 전 마지막 상대로는 아주 좋은 남자였다고.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집에 가사 도우미로 찾아 온 남자가 바로 그날의 원나잇 상대?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만남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이내 두 사람은 서로가 지닌 아픔을 이해하며 스며들듯 가까워지는데……. 깊은 상처를 홀로 끌어안고 지낸 외로운 여자. 그리고 그런 그녀의 손을 이끌어 준 소년 같은 남자. 삶
소장 1,800원
사비나
하트퀸
3.7(108)
5년 전, 유경은 그를 떠났다. 아주 잔인한 방식으로. 그러니 이 맞선 자리에 나와서는 안 되었다. 상대가 공도현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나한테 뭘 줄 수 있는데.” 그에게서 익숙한 향수 냄새가 났다. 그마저도 오래전 유경이 골라 준 것이었다. “당신이 원하는 거.” “내가 원하는 게 뭔 줄 알고.” 그의 검고 짙은 눈동자 속에 자신의 초라한 모습이 비쳐 보였다. 그리고 자신을 향한 경멸도. “……뭐든. 당신이 원하는 게 뭐든.” 유경은 그
가화연
늘솔 북스
4.0(162)
혼란한 시국. 살기 위해 아비를 죽인 할아버지를 따라야 했던 왕처럼, 살기 위해 종에게 다리를 벌려야 하는 운명 앞에 내던져진 여령. “차라리 짐승처럼 굴든가. 짐승 짓을 할 거면서 인두겁을 쓴 것처럼 굴면 뭐가 달라진다더냐?” “기어이 제가 마님을 마음대로 벌리고 짐승처럼 박아 넣길 바라시는 거라면 그리 해 드리겠습니다.” 봄바람처럼 굴던 그가, 봄꽃처럼 뺨을 붉히던 그가, 바위처럼 꿈쩍도 하지 않으며, 여령 스스로 다리를 벌리라 애걸했다.
소장 2,400원
정혜
가하 디엘
3.8(307)
“나는 딱 한 가지만 지켜주면 돼. 연애를 바라지 말 것. 윤이, 네가 이걸 할 수 있으면 나도 좋아. 너랑 만나고 싶어.” 너무 좋은 티를 내지 않을 것. 윤이 하준과의 관계에서 단련해오고 노력해온 유일한 것이다. 윤은 하준의 눈에 비친 제가 먹이를 앞에 둔 개처럼 안달 나 보이지 않기만을 바랐다. 그렇게 지내온 10년, 권하준을 처음 본 순간부터 헤아리자면 13년. 윤은 단 한 사람만을 담고 있던 마음을 비우려 한다. 모두 괜찮길. 제 사랑
소장 2,500원
바다뱀자리
동아
3.6(101)
#현대물 #복수 #몸정>맘정 #정략결혼 #소유욕/독점욕/질투 #능력남 #계략남 #다정남 #절륜남 #존댓말남 #재벌녀 #상처녀 #성장물 #애잔물 #신파 #고수위 자그마치 20여 년이었다. 독 같은 여자는 한설하에게 천박하고 저급한 계집이라고 말했다. 살갗을 가리는 긴 옷, 짧은 입맞춤조차 천박한 짓이라고 믿고 살았던, 그래서 이성과의 스킨십이 두렵고 고통스러운 그녀에게. 자신의 의지라곤 하나도 없이 어느새 남편이 되어 버린 권태성은 말했다. “내
소장 2,700원
김우연
로망띠끄
3.7(152)
가슴에 메워도 메워도 채워지지 않는 구멍을 가렸다. 고슴도치처럼 온몸을 에워싼 가시도 숨겼다. 모나고 울퉁불퉁한 모습을 모두 감췄다. 태준을 만날 때만큼은 다른 여느 아이처럼 평범한 척 행동했다. 어둠에 빛이 스며들듯 조금씩 조금씩 마음에 담았다. “나는… 너 안 좋아해." 서희의 말간 웃음을 본 날은, 집에 와 밤새워 뒤척였다. 며칠간 귓가에 서희의 웃음소리가 계속해 들려왔다. 아마 잘 웃지 않는 웃음이었기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작고 가느
공문숙
루비레드
3.9(308)
“왜 만졌어, 날?” “미안, 만져서.” 6년 만에 그녀를 다시 만났다, 우연히. 그제야 비로소 무채색의 세상에 빛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를 만나고 나서야 제대로 돌기 시작하는 그의 세상이기에, 또다시 그녀를 놓치고서는 살 수 없기에, 우연히 찾아온 이 기회를 그는 결코 놓칠 수 없다, 비록 그로 인해 그녀와 적이 된다 하더라도! 막강한 재력에, 훤칠한 외모, 잘난 직업까지, 금수저 중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남자, 서진우. 10년 내내 같은
송여희
3.2(158)
열세 살, 고집스런 고아소녀, 한서희 후원하던 고아원의 소녀를 거두어 기르게 된 김재원 “정 그렇게 나가고 싶으면 당장 짐 싸서 나가. 단! 법적인 보호자가 아직은 나야. 나를 설득해 봐.”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를 닮은 어조였다. 서희가 눈물 맺힌 눈을 들어 그를 노려보았다. 어미를 잃은 새끼 새의 몸짓만 같았다. 그러나 그때만큼은 재원 역시 단호하기만 했다. 그가 자신의 관자놀이를 톡톡 두들기며 말했다. “이해했니? 내 말? 네가 성년이 될
서정윤
에피루스
3.9(131)
에피루스 베스트 로맨스 소설! 그 서규원.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변했다는 선언을 하기 전까지 넌 내게 사랑이었다. 손바닥을 뒤집듯 하루아침에 변해버렸다는 그 마음이 나에겐 어떤 의미일지 상상이라도 해본 적이 있는지. 다시 시작한다면 영원을 두고 맹세해. 다시는 놓치지 않겠다고. 그녀 최윤하. 어느 날 갑자기 떠나버리게 될 때까지 당신은 내게 사랑이었어. 죽을 만큼 힘겹게 입술을 깨물고 당신에게 거짓을 고해야했던 갈가리 찢기던 내 심장이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