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벌려 봐요. 전부 내 탓인 걸로 하죠. 아까도, 지금도, 전부.” 현악산 중턱, 아름다운 정물 같은 고택 세화원. 햇볕 쨍한 어느 여름날. 이름난 만신 윤화 할머니와 함께 고여 살던 이설의 앞에 매력적인 이방인, 태신이 나타난다. 짙은 눈썹과 푸른 이채가 도는 듯한 검은 눈동자를 가진, 밤바다를 연상케 하는 불길한 남자가. 동티 난 건설 현장을 수습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태신은 원하는 바를 이룰 때까지 아예 눌러앉을 기세다. 그렇게 세화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