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그래, 내가 잘하면 사내가 죽지 않고, 다른 여인들도 한을 풀 수 있잖아. 그럼 다 좋은 거잖아.” 동굴 안에서 은실이 사내의 눈을 가릴 천을 줘서 품에 넣고 있었다. 입을 꾹 다물고 걸어가다가 나무 사이로 사내가 서성거리는 걸 보고 멈춰 섰다. 갓을 쓰고 두루마기를 걸친 게, 한눈에 봐도 양반가의 선비였다. 차라리 장돌뱅이면 마음이라도 편할 텐데, 선비를 유혹하려니 마음에 걸렸다. ‘아니야, 죽은 마당에 신분을 따져서 뭐 해? 그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