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송이가 붉은 꽃잎 같이 스며든 그날, 어리야. 기억하느냐? 안 돼! 아무리 고개를 흔들어보아도 여기. 딱 여기, 언젠가 이럴 수밖에 없는 날이 온다면 조금도 빗나가지 않게 단 번에. 너를 믿는다. 너를 사무치게 사모한다. 세자가 한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천천히 끌어당겨 안았다. 아무리 버둥거려도 소용이 없다. 여전히 검 끝이 세자의 가슴에서 벗어나지 못했으니. 가서 네 할 일을 해, 어리야. 세자가 검 자루를 쥔 손으로 와락 당겨 안았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