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
세이렌
총 1권
4.2(17)
침상 위의 여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다. 순백의 피부는 갓 눈이 내린 설원 같았다. 누구도 밟지 않은 하얀 눈밭 위에 검은 발자국이 하나 찍힌 듯 다리 사이의 검은 거웃만이 도드라졌다. 검은 숲은 이슬을 머금은 것처럼 반짝거렸고, 바람을 맞은 듯 바르르 떨렸다. 여인은 두 팔이 묶였다. 두 팔을 하나로 묶은 끈은 부드러운 공단으로 그 끝이 침상의 네 귀퉁이 중 하나에 고정되어 그녀는 제 마음대로 팔을 움직일 수 없었다.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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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
하늘꽃
4.0(22)
아비의 욕심에 원치 않는 혼인을 해야 하는 송화. 부모님의 원수를 갚기 위해 복수를 다짐한 윤서. 그 둘의 엇갈린 운명과 끊을 수 없는 붉은 실의 인연. -본문 중에서- “내가 구했다 하였소. 오히려 내가 구함을 당한 거나 다름없소.” “그게 무슨….” 사내가 송화를 향해 눈꺼풀을 들어 똑바로 바라봤다. 사내의 얼굴을 제대로 보는 건 지금이 처음이었다. 송화는 잠시 등 뒤의 통증도 잊을 만큼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 다부진 체구는 이미 알고 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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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리안
포르테
총 4권완결
3.3(7)
기방의 호위무사 아타루, 다짜고짜 입술을 빼앗은 변태 손님을 흠씬 두들겨 패 주었다. 며칠에 한 번쯤은 있는 일이니 딱히 이상할 것도 없다. 그 변태 손님이 이 나라의 황제만 아니었다면 말이지. “너를 짐의 곁에 두려 한다. 아달의 딸이여.” 뜻밖의 말에 한번 놀라고, 잊고 살려 노력했던 그 이름에 한 번 더 놀라며 아타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이번엔 적잖게 큰 말썽이 생긴 모양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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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미
피플앤스토리
3.8(276)
전쟁에서 패배한 대하련은 굴욕적인 조약을 맺는다. “지긋지긋한 것! 네 낯짝을 볼 때마다 기분이 더럽구나!”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대부분의 시간을 자리에 누워 지내는 대하련주의 서녀 희연. 그녀는 그동안 키워 준 값을 하라는 이화부인의 명으로 볼모로서 사자성에 보내진다. 희연은 사자성에서도 조용히 지내지만, 밤이 되면 다르다. 생혼으로 사자성을 마음껏 돌아다니던 그녀는 사자성주 천현의 집무실에서 자신의 존재를 들켜 버린다. “너였군. 몰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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