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평왕의 둘째 딸, 천명은 어릴 적 궁에서 만난 사내아이를 마음에 품고 있다. 비참한 운명 속에 놓인 사내아이, 비형. *** “거기서 뭐 해? 한참 찾았잖아.” 그때, 어린 여자의 목소리가 웅크리고 있는 아이의 등을 때렸다.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내려다보는 한 여자아이가. 누구지? 나를 아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인데? “네가 비형이야?” 여자아이가 비밀 이야기라도 하듯 은밀하게 속삭였다. “정말로 귀신을 보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