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평> 『경마장 가는 길』은 한마디로 놀라운 소설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이해 보이면서도, 내부로 들어갈수록 주도면밀한 구조와 테크닉으로 짜여진, 기괴한 동굴 같은 작품이다. 이 작품은 ‘도덕’이나 ‘사랑’으로 맺어진 것처럼 위장된 인간 사이의 관계의 실체가 얼마나 절망적인 것인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R의 절망이 곧 우리 자신의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형용사와 은유를 철저히 배격해 나간 이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