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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호의 발정기작품 소개

<묘호의 발정기> 호랑이가 자신을 구해 준 줄로만 알고 있는 토끼, 정.
그런 정을 진실로 구해 준 여우, 백아는 속이 절절 끓었다.

그리고 호랑이 장가가던 날.
토끼는 술에 담뿍 취해 헤롱거리며 여우를 희롱했다.

“도와라.”
“뭐?”

매일같이 여우 듣기 싫은 말만 골라 옹알거리던 입술.
그 작고 앙증맞은 입술이 먼저 다가와 유혹했다.

“다 잊을 수 있게 도와라, 나를.”

꼭꼭 숨겨두었던 포식자의 본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기회는 이때였다.

-------------

“빨리 쑤셔 주지 않아서 토라지기라도 한 건지.”
체면을 버리고 쑤셔 달라고 애원하면 언제든 좆을 세워 박을 텐데, 그새 반쯤 정신 차린 토끼는 자존심을 세웠다.
“하……. 읏……. 네놈……!”
그래서, 여우도 능청스럽게 손가락 세 개를 여전히 입구에서만 깔짝거렸다. 그럼에도 물소리는 줄어들지 않았다. 그렇게 바닥으로 뚝뚝 떨어진 물이 어느새 작은 웅덩이로 보일 만큼 고였다. 그런데도 애원하지 않고 동그란 하얀 꼬리만 움찔거리며 버틴다.
“정말이지, 정이, 너는. 널 어찌하면 좋을까.”
하지만 그것마저도 기꺼웠다.
덫을 놓고도 잡힐까 궁금했다. 원체 예민하고 영민한 토끼이니, 걸리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자고 자신을 타일렀다.
그런데 덫에 걸린 것은, 토끼에게 산채로 먹힌 것은 오히려 저였다. 그게 유쾌했다. 처음 봤을 때부터 산토끼 정(禎)은 예상을 뛰어넘었었다. 그 정순한 신통력에 어찌나 놀랬던지. 물론 중간에 구해 준 이를 착각한 건 별로 유쾌하지 않았지만……. 뭐, 어떠랴.
지금은 그저 여우 입안의 토끼인 것을.
“흐읏…….”
제 아래에서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고집 센 토끼도 곧 항복할 듯싶다. 그래서 여우는 당근을 던졌다.
“아!”
손가락 세 개가 한꺼번에 짓쳐들어가자 교성이 날카롭게 터지며 허리가 휘고, 상체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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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프로필

미약

2019.10.0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미약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미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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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새하얀 눈밭 위에 산토끼 한 마리
2. 깡충
3. 깡충깡충
4. 깡충깡충, 깡충!
5. 그 뒤를 따라 흰 여우 한 마리
6. 폴짝폴짝
7. 토끼 쫓는 여우 꼬리는 봄날 꽃잎처럼 살랑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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