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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 동화선집 상세페이지

책 소개

<정진 동화선집> 정진은 소통이 단절되고 인간 소외가 늘어 가는 현실에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 낸다. 동심을 회복함으로써 물질이 우선시되는 경쟁사회의 내상을 치유할 수 있음을 간결하고 따뜻한 문체로 이야기한다. 이 책에는 <으스스한 소문들> 외 8편이 수록되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한국동화문학선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0명의 동화작가와 시공을 초월해 명작으로 살아남을 그들의 대표작 선집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아동문학연구센터 공동 기획으로 7인의 기획위원이 작가를 선정했다. 작가가 직접 자신의 대표작을 고르고 자기소개를 썼다. 평론가의 수준 높은 작품 해설이 수록됐다. 깊은 시선으로 그려진 작가 초상화가 곁들여졌다. 삽화를 없애고 텍스트만 제시, 전 연령층이 즐기는 동심의 문학이라는 동화의 본질을 추구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편저자가 작품을 선정하고 작가 소개와 해설을 집필했으며,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정진은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경청≫과 ≪황금 갑옷을 빌려 줄게≫를 통해서 소통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진심으로 다가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 실린 단편 <으스스한 소문들>, <무서워도 용기를 낼 거야!>, <모래에 써서 괜찮아!>, <무엇이 진짜일까?>는 생활동화로 그동안 작가가 써 온 큰 줄기와 같은 맥락을 유지한다. 이 책에 수록된 동화들은 그동안 작가가 써 온 동화와 마찬가지로 당대 가치관에 따른 질서에 편승해서 최초의 일념이었던 동심을 잃어 가는 어린이가 사회화 과정에서 갈등을 겪다가 결말에서는 동심을 연장시키거나 회복하는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

용기를 주제로 한 생활동화로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약한 아이들이 억압당하면서 겪는 두려움과 그것을 이겨 나가는 과정이 가슴을 졸이게 하며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작품이 있다. <으스스한 소문들>은 ‘해골 탕’과 ‘학교에 얽힌 전설’이라는 소제목을 중심으로 어린이들 사이에 퍼진 괴상한 소문들을 파헤치는 모험 이야기다. 괴소문은 감수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들의 전유물로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심약한 아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된다. 주인공 학주의 모험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은 두려움과 맞서게 한다. <무서워도 용기를 낼 거야!>는 자전거를 훔쳐서 개울가에 버리는 친구의 행동이 옳지 못함을 알면서도 용기가 없어 말리지 못하고 오히려 힘에 억압당해 나쁜 행동에 합류하는 주인공 학수의 이야기다. 그런 학수에게 아버지는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도 용기라고 알려 준다.

또한 정진 동화는 현대 마몬주의에서 동심이 어떻게 상처 받고 있는지 보여 주고, 이러한 현상을 치유할 수 있는 것으로 동심을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양상의 소재와 사건 그리고 인물을 창조하기도 한다. <모래에 써서 괜찮아!>는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가난한 집과 부잣집의 이분법적인 틀이 아이들의 우정에 금을 긋고 상처를 주지만 그러나 조은이로 대변되는 동심은 혁이 엄마로 대변되는 배금주의를 이기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한다. <무엇이 진짜일까?> 역시 엄마가 사다 주는 명품이 짝퉁으로 밝혀지면서 아이는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고 그 상처는 유승기로 대변되는 동심으로 치유된다.
소통이 단절되고 인간 소외가 늘어 가는 현실에서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 냈다는 점, 그들 모두가 마몬주의의 피해자임을 가슴 졸이는 모험과 함께 깨닫게 한다는 점과 갈등을 해결하는 통로로 동심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저자 프로필

정진(이정진)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64년
  • 학력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박사
    1987년 강남대학교 국문과 학사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 경력 동원대학교 아동보육과 강사
    한국도서지도연구회 초빙연구원
    장안대학, 신흥대학, 서경대학 아동문학 강사
  • 수상 1994년 제13회 새벗문학상 동화부문

2015.09.21.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자 - 정진
나는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아버지를 꼭 닮아서 누가 보아도 우리 아버지의 자식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는 이름도 직접 지어 주셨다. 사회의 보배가 되라는 의미에서 ‘진(珍)’이라 지어 주셨다. 하지만 동생들의 이름은 아버지가 짓지 않았다. 대신 어머니가 작명소에 가서 지어 오셨다.
한때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아버지는 집안의 반대로 꿈을 포기해야 했다. 영화감독이 되면 가족을 보살피기 힘들고 흥망성쇠가 심하다고 반대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영화감독과 가장 비슷한 직업을 찾아서 방송국 피디가 되었다. 주로 라디오드라마를 연출하셨는데, 나중에 나라에서 훈장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셨다. 덕분에 난 어려서부터 방송국에 자주 놀러 갔고, 방송국 정문을 지키던 경비원은 내 얼굴을 보면 우리 아버지 딸인 줄 알고 그냥 들여보내 주었다. 아버지는 정년퇴직할 때까지 현역에서 연출을 하셨고, 당신의 일을 무척 사랑하셨다.
내가 어릴 때부터 우리 집엔 가끔 아버지를 만나러 작가들이 와 있었고, 그분들이 준 책도 여러 권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가져다주셨던 책 중에 조흔파 선생님이 쓴 <얄개전>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깔깔 웃으면서 ‘책 읽는 즐거움’을 듬뿍 느꼈던 기억이 난다.
또한 어머니는 고등학교 시절에 문학소녀로 이름을 날렸던 분인데 학교 선생님을 하셨다. 아버지와 우연히 만나 열렬한 구애를 받고 결혼을 하면서 문학에 대한 꿈을 접었다.
그러니 영화감독이 꿈이었던 아버지와 문학소녀였던 어머니의 큰자식으로 태어난 나는 어찌 보면 작가의 꿈을 ‘유전자’로 받았을지도 모른다.
아버지는 월급날이 되면 나를 위해 어린이 잡지 여러 권을 사 오셨다. 그 시절 ≪소년세계≫나 ≪만화왕국≫, ≪소년중앙≫ 같은 잡지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사다 주셨다. 또 세계 문학 전집, 이원수와 강소천 전집, 조흔파와 오영민의 아동 소설들도 사다 주셨다.
나는 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환경에서 책들을 마음껏 읽으며 자연스럽게 작가의 꿈을 가졌다. 특히 ≪레미제라블≫과 ≪작은 아씨들≫과 강소천 전집을 무척 좋아했던 듯하다. 그 책들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고 “나도 이런 책을 쓰는 작가가 되어야지”라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내 꿈은 작가”라고 말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꿈이 이루어진 건 그 후로 20년이 지나서였지만, 등단할 때까지 내 꿈은 흔들리지 않고 늘 똑같았다.
반포중학교와 세화여고를 다닐 때 아이들은 나를 ‘글 쓰는 아이’라고 불렀다. 학교에서 백일장을 하거나 글짓기 대회에 나가면 상을 자주 받으니까 아이들이 자연스레 그렇게 불렀다.
나는 어른이 되면 저절로 작가가 될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그런 나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선생님이 계셨다. 그 선생님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우리 학교에 오셨는데,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이진’ 선생님이다. 그분은 연세대학 시절 시인이자 소설가인 마광수 씨랑 친한 친구였는데, 글을 잘 쓰기로 유명했다고 한다.
이진 선생님은 문예반에 온 나의 글을 보고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지금 우리 학교에서는 네가 제일 잘 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국에 있는 모든 학교마다 잘 쓰는 아이들을 한 명씩 뽑아서 다 모으면 어떻게 될까? 너는 그 아이들 사이에서 중간 정도의 수준일 거다.”
나는 큰 충격을 받으며 나 자신이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앞으로 작가가 되는 길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깨달았고, 내 재능이 부족함도 알게 되었다.
“선생님, 그래도 저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작가가 될 수 있을까요?”
내가 진지하게 물어보자, 이진 선생님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씀해 주셨다.
“고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보아라, 아주 밑바닥까지.”
“그럼 죽지 않아요?”
“아니. 밑바닥까지 내려가면 다시 살아나게 된단다. 그때 타오르는 불이 생기는데, 그 불은 절대 꺼지지 않을 거야. 그럼 넌 작가가 될 수 있다.”
그 말씀은 수수께끼 같았고 또 오랫동안 나를 아프게 했다. 훗날 어머니를 통해 이진 선생님이 일부러 나를 위해 그런 말씀을 해 주셨다고 들었다. 아마 창작에 대해 더 절실하고 강한 마음을 먹고 노력하기를 바라셨던 듯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들어갔고, 소설을 쓰고 싶었지만 잘 써지지 않았다. 게다가 학교에 대한 매력도 못 느껴서 학교에 잘 가지 않는 불성실한 학생이 되었다. 그런데 2학년이 되어 오규원 선생님을 만나게 되면서 나는 불성실한 학생을 벗어나게 되었다. 선생님께 ‘시’를 배웠고 ‘특별한 상상력이 있다’는 칭찬도 들었다. 오규원 선생님의 추천으로 학교에서 ‘예술의 빛’ 창의상을 받을 때엔 나 자신도 놀랄 지경이었다.
‘나를 칭찬하고 바라보아 주시는 선생님이 계시다!’란 생각에 난 더 이상 방황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권유로 편입을 하게 되었고 지금의 강남대학 국문과에 편입을 했다. 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졸업할 때쯤에는 그 어느 때보다 작가에 대한 꿈이 멀어져 갔다. 아무래도 뛰어난 재능은 없는 것만 같았다. 고등학교 때 이진 선생님 말씀처럼 난 평범하고 한때 문학을 좋아했던 사람으로 끝날 것만 같았다. 그러니 딱 살기가 싫어졌다.
‘이제 작가가 꿈이 아니라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눈앞이 캄캄한 시절에 다행히 신앙을 갖게 되었다. 성당에 가서 교리 공부를 하고 ‘로사’라는 영세명을 받으면서 난 새로 태어난 마음으로 살게 되었다. 더 이상 문학에 집착하지 않고 예수님의 삶처럼 아름답고 의롭게 살고 싶다는 새 뜻을 품게 되었다.
아버지의 친구가 소개해 주어 들어간 출판사에 다니면서 남의 글을 책으로 만드는 일을 배웠다. ‘작가’가 되기는 영 글렀다는 생각을 계속하면서 지냈다. 또 독자로서 읽기 싫은 원고를 책으로 만드는 과정이 짜증 나기도 했다.
그러다가 나와 신앙이 같은 동화 작가 정채봉 선생님을 알게 되었다. 그분의 동화를 읽으면서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분의 문학과 신앙이 절묘하게 잘 어울리고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내가 ‘작가’가 되고 싶었던 건 어린 시절 읽은 세계 명작의 영향이고, 그 책들은 다 ‘동화’였던 것이다.
나는 소설가에서 ‘동화 작가’가 되고 싶어졌고, 신문 광고에 난 ‘문학 아카데미’ 강좌에 있는 정채봉 선생님의 이름을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다. 그 후로 정채봉 선생님한테 동화를 배우는 제자들 중 한 명이 되었다. 부끄럽게도 아동문학의 매력만 알게 되고 글을 열심히 쓰지는 못했다. 핑계라면, 당시에 직장을 다녔고 또 결혼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글을 치열하게 쓰지 못했다. 그럼에도 1993년 ≪샘터≫에서 ‘엄마가 쓴 동화 ’대상을 받고, 여성신문사에서 단편 부문으로 여성문학상을 받은 건 정말 다행이었다. 또 1994년 새벗문학상을 받을 때엔 비로소 정말 ‘작가’가 되었다고 자각했다. 존경하는 선배들이 많이 나온 ≪새벗≫ 식구가 되어 퍽 기뻤다.
작가는 되었지만 스승인 정채봉 선생님이 늘 어려웠다. 치열하게 열심히 쓰지 못해서, 책을 여러 권 내지 못해서 뵙기가 죄송했기 때문이다. 우리 선생님이 그토록 일찍 하늘나라에 가시다니, 지금도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살아 계실 때에 더 다가가서 뵙고, 훌륭한 제자가 되어 드리지 못했던 점이 부끄럽다.

1993년, 1994년에 단편동화로 간신히 등단을 했지만 아주 오래도록 창작집을 내지 못했다. 공저로 전집이나 문집은 여러 권 냈지만 나만의 창작집은 한 권도 없었다. 그 설움과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은 ‘한’처럼 내 속에 남아 있었다. 마치 나 자신이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처럼 느껴질 정도로 암담했다. 문화센터, 청소년 회관, 초등학교 등에서 아이들에게 논술과 글짓기를 지도하면서 어느새 나는 ‘작가’보다는 ‘글짓기 강사’로 정착이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2002년 ≪새벗≫ 선배님이신 박상재 선생님의 권유로 단국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 가게 되었다. 박상재 선생님은 내게 스승이자 선배로 따듯한 멘토 역할을 해 주셨다. 덕분에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하며 작가로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고 연구하면서 ‘작가의 정체성’을 새로 인식하게 되었다.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깨달은 점은 ‘이무기라도 장하다’는 점이었다. 아무 꿈도 꾸지 않은 뱀보다는 이무기가 특별한 능력이 많고 대단하니까, 용이 되지 못해도 너무 스스로를 미워하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 ‘이무기’에 대한 내 마음은 스스로를 용서하고 감싸 주려는 자기애였던 것 같다.
또한 대학원에 가서 얻은 것들 중에서 ‘동화’와 ‘소설’의 차이는 아주 중요한 배움이었다. 동화 속 주인공은 세계와 부딪치면서 생기는 대립이나 갈등을 결국 극복하고 화해를 지향한다. 현실이 어렵더라도 ‘있어야 할 것’ 즉 이상향을 독자에게 제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소설은 주인공과 세계의 대립과 갈등, 그 문제점을 제시할 뿐이지 결코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내 기질이나 쓰고 싶은 글은 동화였다.
또 ‘작가는 어떤 사람인가’도 확실하게 배웠다. 특히 강정규 선생님이 말씀해 주신 이야기가 늘 기억이 난다. <벌거벗은 임금님>에 나오는 아이의 ‘진실을 꿰뚫어 보는 눈’으로, <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세헤라자데의 살기 위해 새로운 이야기를 끊임없이 만드는 운명처럼,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의 말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은 절박함에서 작가는 글을 써야 한다는 점을 늘 인식하려고 한다.
≪돌 맞은 하마 궁뎅이≫라는 창작집에 실린 단편들은 실제로 만났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떠올리면서 쓴 작품이다. 오랫동안 여러 번 공들여 고쳐 쓴 이야기들이다.
≪새라의 신비한 비밀 옷장≫과 ≪우리 반 암행어사≫는 저학년 장편동화인데, 그 작품을 읽어 본 제자가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선생님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은 남자든, 여자든 공통점이 있어요. 괴롭히는 나쁜 아이한테 복수를 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극복해 나가요!”
그러고 보니 내 주인공들은 문제를 피해 가거나 도망치진 않았지만 적에게 이를 갈면서 해코지를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천적과 여행하기>나 <모래에 써서 괜찮아!>도 그런 경향이 있다.
또 <내 이름은 김창>과 <황금 갑옷을 빌려 줄게>도 다 복수와는 거리가 멀다. 유일하게 복수하는 이야기가 있다면 유쾌한 복수를 그린 <돌 맞은 하마 궁뎅이>인데, 그 속에 나오는 악당 캐릭터인 ‘하정주’란 남자애를 독자들이 좋아해서 신기했다.
아마 내 천성은 복수를 해도 유쾌하게, 동화를 쓸 때만큼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성향이 되는가 보다.
그런데 최근에 난 무척 슬픈 일을 겪었다. 내 이름을 지어 주신 분, 나랑 얼굴이 똑같은 분, 세상에서 나를 제일 사랑해 주시던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작가이고 대학에서 강의한 일을 가장 기뻐하시던 분이셨다. 나는 원고료와 인세를 받아서 용돈을 드리면 어깨가 으쓱해지던 아버지를 위해 글을 썼는지도 모른다. 그런 아버지가 이제 곁에 안 계시다. 그 슬픔으로 한동안 글을 쓰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며 지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시던 그 일을 계속해야 한다고. 나 자신을 위해서, 또 살아 계신 어머니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 내 가족과 소중한 독자들을 위해서도.
아직 난 작가로서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본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엔 스스로 이무기라 여겼던 그 시절을 기억한다.
그래서 책이 더 나온다고, 기회가 더 생겼다고 들뜨거나 조급해지지 않는 듯하다. 그냥 숨을 쉬듯이, 밥을 먹듯이 꾸준히 글을 써 나가려고 한다.
어느 작곡가가 말한 좌우명을 나도 빌려서 말하고 싶다. ‘재능은 센스가 아니라 멈추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힘이다.’
비록 난 재능이 부족하지만 ‘취재’를 기자처럼 열심히 해서 부족함을 채우려 하는 편이고, 소외된 진실과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독자들이 볼 수 있게 환한 곳으로 불러내는 작품을 쓰고 싶다. 내게 글을 쓰는 일은 엄숙하고 고유한 임무다.

약력과 작품 및 수상 연보

1964년 서울 출생.
1983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특전 입학.
1984년 서울예술대학 ‘예술의 빛’ 창의상 수상.
1985년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졸업. 강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3학년 편입.
1987년 강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3년 샘터사 주회 ‘엄마가 쓴 동화’ 본상, 여성신문사 주회 ‘여성문학상’(단편동화 부문) 수상.
1994년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인생≫(공저, 능인) 출간. 제13회 ‘새벗문학상’ 동화 부문 수상.
1996년 ≪꿈을 먹는 맥≫·≪무지개집≫(삼성출판사) 출간.
1997년 ≪울보 떼쟁이 못난이≫(공저, 계몽사) 출간.
1998년 ≪된장찌개는 맛있어요≫(눈열린교육) 출간.
2000년 ≪아기 토끼의 생일 잔치≫·≪사이좋은 형님과 아우≫·≪내일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한국비고츠키), ≪각시붕어가 이상해졌어요≫·≪괭이갈매기가 왕따가 된 까닭≫(공저, 여명미디어) 출간.
2003년 ≪제10회 우수창작동화 20≫(공저, 대교출판) 출간.
2005년 ≪이야기꽃을 피우는 질화로≫·≪최고의 밥상−메주 이야기≫(삼성비엔씨) 출간.
2006년 ≪비단구렁이와 엄마 토끼≫(한국헤밍웨이), ≪미안해, 정말 몰랐어!≫(공저, 어린른이) 출간.
2007년 ≪모두 다 같이 차례차례≫·≪인사 잘하면 낫는 병≫(두산동아), ≪하느님이 쓴 동화 12≫(공저, 홍진출판) 출간.
2008년 ≪코딱지 먹는 이무기≫(꿈소담이), ≪어린이를 위한 경청≫(위즈덤하우스) 출간.
2009년 ≪돌 맞은 하마 궁뎅이≫(가문비) 출간.
2010년 ≪새라의 신비한 비밀 옷장≫(명진출판), ≪우리 반 암행어사≫(소담주니어), ≪우리는 열세 살이다≫(공저, 휴머니스트) 출간.
2011년 ≪천적과 여행하기≫(주니어북스), ≪황금 갑옷을 빌려 줄게≫(아이앤북), ≪내 이름은 김창≫(문공사) 출간. 서경대학교, 장안대학교, 신흥대학교 ‘아동문학’ 강의 출강.
2012년 ≪왜 저래?≫(소담주니어), ≪칭찬 한 봉지≫(좋은책어린이) 출간. 동원대학 아동보육과 ‘독서치료’ 강사 재직.

해설 - 노경수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MBC창작동화대상 공모에서 <동생과 색종이>로 대상을 받았다. 2009년 <윤석중 연구>로 범정학술논문 우수상, 2011년 <오리부부의 숨바꼭질>로 단국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동화 작가로 활동하면서 한경대학교에서 겸임 교수로, 우석대학교와 한서대학교 강사로 아동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괭이의 꿈≫, ≪옹고집전≫, ≪엄마를 키우는 아이들≫, ≪윤석중 연구≫, ≪오리부부의 숨바꼭질≫, ≪집으로 가는 길≫ 외 다수가 있다.

목차

작가의 말

으스스한 소문들
무서워도 용기를 낼 거야!
윤병신이 뭐야!
돌머리 클럽
무엇이 진짜일까?
모래에 써서 괜찮아!
진돌이네 가훈
도깨비 잔치에 초대받은 아이
고개를 숙이면 무엇이 보이나

해설
정진은
노경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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