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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귀걸이 상세페이지

분꽃 귀걸이작품 소개

<분꽃 귀걸이> 올해 새로 만난 아이들은 4학년 남학생 열넷, 여학생 열둘, 총 스물여섯 명. 새로운 교실은 2층. 본래 음악실이었던 곳이에요. 학생 수가 늘어나면서 몇 년 전부터 교실로 사용했지요. 그곳엔 작은 베란다가 딸려있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특별한 공간을 저는 화단으로 사용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바쁜 학기 초가 지나고 날이 풀릴 즈음, 잠겨있던 문을 열고 나가 청소를 했습니다. 오래된 대걸레, 쌓아둔 낡은 의자, 책상들을 치우고 화분을 들이기 시작했어요. 장이 서는 날이면 퇴근 후 장에 들러 꽃과 채소 모종들을 사고, 시골에 갈 때마다 차에 흙을 실어 날랐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과의 즐거운 시간이 시작되었어요.
식물이 자라니 신기하게도 곤충과 벌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나비, 꽃등에, 실잠자리가 날아오고, 벼를 심은 고무논에선 농약 사용으로 사라져가던 풍년새우가 보였습니다. (풍년새우를 볼 수 있었던 건 정말 행운이었어요) 선규와 현우가 우렁이와 올챙이를 잡아와 논에 풀어주어 개구리가 되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게 되고, 수생식물인 물달개비도 같이 자라 보라색 꽃을 피웠습니다. 무당벌레의 애벌레가 번데기를 거쳐 성충으로 변하는 과정과, 풀잠자리가 샐비어 꽃에 낳은 알, 그리고 거미가 화단 한쪽에 알을 낳고 만든 동그란 알집도 덤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코스모스 꽃잎을 손톱에 붙이고, 분꽃으로 귀걸이를 만들어 서로의 귀에 걸어주며 함께 웃고, 배추벌레를 잡느라 아침마다 젓가락을 들고 분주했던 날들도 있었지요. 분꽃 열매를 똑똑 따 모으고, 열매 뚜껑을 열면 촤르르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채송화 씨앗을 보며 눈을 반짝이고, 무궁화 잎을 죄다 갉아먹어 버리는 벌레들 때문에 골치도 아파보고, 좀처럼 열리지 않는 가지 때문에 애도 태워보고, 주렁주렁 잘도 열리는 고추는 몇 번이나 따먹었어요. 달콤한 샐비어꽃 꿀을 빨아먹고, 옥수수를 찌고 옥수숫대를 잘라 맛을 보고, 옥수수 뿌리를 고대 유물 발굴하듯 살살 파내며 고고학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보기도 했습니다. 낫으로 벼를 베어 교실 바닥에 둘러앉아 낟알을 훑어내고 팬에 쌀 튀밥을 해먹고, 쪽파를 심고 양파를 심고, 그렇게 아이들과 일 년 동안 잘 놀았습니다. 이 시집에는 그 과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쓴 시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교실살이를 알고 읽으신다면 시가 더 가슴에 다가올 거예요.
퍼온 흙을 낑낑대며 함께 나르던 시간과, 쉬는 시간마다 베란다에 나가면 괜히 좋았던 날들과, 흙을 파고 고르게 하던 호미와 모종삽들의 경쾌한 소리와, 배추벌레를 손에 놓고 귀엽다 하던 아이들과, 자꾸자꾸 늘어가는 논의 개구리밥을 걷어내던 일들과, 아침마다 일찍 와서 베란다 문을 열고 물을 주던 아이들. 그리고 몇 날 며칠 알집 앞을 지키다 텅 빈 몸이 되어 바람에 흩날리는 어미 거미를 거두어 무덤을 만들어주던 시간과, 교실에서 그리고 운동장 곳곳에서 시똥을 누며 바람과 햇살을 느껴보던 시간들. 그 시똥 덕분에 울고 웃으며 서로의 마음을 알아갈 수 있었던 시간들. 그 모든 게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출판사 서평

운동장 풀들은 매일
발소리와 웃음소리를
듣고 산다
오늘은 우리가
체육 시간에 축구를 해서
경쾌한 발소리를
들었을 거다
- 김보라 「운동장 풀들」 전문

아이들은 정직하다. 정직한 아이들이 모여 시를 썼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 4학년 6반 남학생 열넷, 여학생 열 둘, 총 스물여섯 명과 선생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일 년 동안 화단에다 농사를 지었다. 화단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아이들처럼 정직하게 꽃 피우고 열매 맺으며 한 해를 아이들과 함께 했다. 그래서 이 시집에는 농사를 지으면서 보고 듣고 느낀 시들이 많다. 식물이 자라니 곤충과 벌레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나비, 꽃등에, 실잠자리가 날아오고, 벼를 심은 고무논에선 농약 사용으로 사라져가던 풍년새우도 보였다. 자연스럽게 식물의 생태도 익히면서 더불어 수확의 기쁨도 느꼈다.
엮은이 송숙 선생님은 우연한 계기로 아이들에게 시를 들려주었는데 아이들이 시를 써 왔다고 한다. 지난해 『시똥누기』를 발간한데 이어 올해 『분꽃 귀걸이』를 출간하게 되어 스스로 복이 많은 선생님이라고 한다.

수업 시간에 목구멍에서
이야기란 놈이 말문을 열고
입에서 나온다
그런데 나오는 건 좋은데
너무 많이 나온다
그래서 난 칠판에 이름 적힌다
- 유현우 「말문」 전문

유현우의 「말문」은 아이다운 솔직함이 오히려 재미를 준다. 떠들면 칠판에 이름 적히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 멈출 수 없이 나오는 일을 시의 소재로 잡았다.
추천사를 쓴 소설가 이외수는 책을 열 때는 70이 조금 넘은 나이였는데 책을 덮었을 때는 7살 어린이로 돌아가 있었다고 적었다. 무공해 채소같이 싱그러운 빛을 간직한 글은 일만 근심을 사라지게 하는 신통력이 있다고 했다.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들이 읽는다면 세상은 훨씬 더 정직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다.
시인 조석구는 “푸른솔초등학교 4~6반은 말놀이교실이다. 상상계단 언저리의 연상교실이다. 음악실이었던 이 교실에는 구석구석 밝은 음표가 떠다닌다.”라고 했으며
이정록 시인은 “이 땅의 어른들은 어린이가 쓴 글을 경전처럼 읽어야 한다. 이 시집을 여러 번 읽으면서, 그간 내가 생각했던 동심의 뜻을 조금 고쳐먹었다. 그건 ‘걱정해주기’였다.”라고 하며 아이들의 시를 읽고 몸과 마음이 막 자라는 것을 느꼈다고 읽은 소감을 적었다.


저자 소개

2년 간 학교를 쉬었다. 그 기간 동안 삶이 많이 바뀌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야생화를 보는 즐거움에 빠지고 시를 다시 읽기 시작했다.
복직 후 새로 만난 아이들에게 우연한 계기로 시를 들려주자 아이들이 시를 써오기 시작했다.
그 시들이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어린이시집 『시똥누기』를 발간했다.
어린 시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생활하는 복이 참 많은 선생님이다.

목차

차례
책을 펴내며
추천사

강동헌/ 새로운 달/ 모기/ 탱자/
강하늘 배추/ 전쟁 속 문구점/ 거미줄/ 분꽃 귀걸이/
권서영 코막힘/ 모기는 날개도 있으면서/ 언젠간/ 달걀/ 말벌/
김다운 고고학자/ 황당하다/ 가지/
김동준 분수/ 파리/ 목욕탕/
김보라 내 동생의 앞니/ 운동장 풀들/ 소원/ 우리 엄마는 공룡/
감옥/ 선생님 것/ 강다니엘/
김세은 한옥마을/ 하늘/ 시험/
김지은 바지락/ 물을 줄 때에/ 철봉/ 허수아비/
박 율 해바라기/ 맞춤법/ 돌고래 초음파/ 방귀/ 아빠 생일/
손재혁 수련회/ 연필/ 참 좋은 말/ 무/
송선규 벼/ 체육 시간/ 드론/ 애벌레가 아침 운동한 날/
송승현 눈/ 신기한 날/
송예승 롱패딩/ 지우개/ 칠판/ 옷장/ 해방감을 느낄 때/ 알람시계/
송예은 가로등/ 마음이 스스로 풀릴 때/ 엄마 품/ 또박또박/
비 오는 날/ 싸웠다/
신은철 자전거/ 잠/ 아프다/
여서진 달팽이 집/ 시간표/
유현우 말문/ 우리 화단에 어서 오세요/ 벚꽃/
이다영 꽃/ 모나미 볼펜/ 첫눈/ 4학년 6반 친구들아/
이도민 운동회/ 전/ 우리 모두 기관차/ 말벌과 사마귀의 싸움/
이하음 내 키는 언제 크지?/ 엄마 거미/ 해바라기 씨 구멍/ 할아버지 집/
장서은 아빠/ 연필 군사들과 지우개 방어막/ 빼빼로/ 빗방울/
정진영 남녀차별/ 벌레 먹은 배추/ 누나와 게임/
조수현 예은이/ 자리 바꾸기/ 공부/
조연후 문방구 대장/ 눈사람/
진한결 떴네/ 옛날 외할머니 집/ 껌 씹은 날/ 헐레벌떡/
최유빈 아빠 양말/ 강낭콩/ 골키퍼/ 선생님이 볼까 봐/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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