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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애(遺愛)작품 소개

<유애(遺愛)> 장기 입원 병동, 비슷한 상황에 놓인 미주와 용우가 만난다.

만남이 이어질수록 마음이 가는 것을 멈출 수도 없고,
그렇다고 당당하게 내보일 수도 없는 상황이 갈수록 버겁게만 느껴지는데……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공간, 병원.
같은 현실을 안은 채 마주친 미주와 용우.
존재만으로 상처의 위안으로 다가왔다.

“덕분에 잠깐이지만, 현실을 잊고 즐거웠어요. 위로가 되어 줘서 고마워요.”

서로를 향한 마음은 크기를 부풀지만,
마음껏 드러낼 수 없는 상황에 눈을 감았다.
선택을 하기엔 시간이 촉박했다.

#병원에서 #위험한_관계 #남겨진_사랑



[미리보기]


가만히 그를 바라보던 미주가 용우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아끌어 비상구로 향했다.
비상구 문을 열고 나가자 어두컴컴한 계단에 비상구 안내 등의 이끼 같은 희미한 초록빛만 있었다. 아무도 없는 그 공간에서 미주는 용우를 끌어안았다.

“미주 씨…….”
“잠깐만 가만히 있어요.”

당황한 그를 옴짝달싹하지 못하게 꽉 끌어안고 그녀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따스한 그녀의 온기가 그의 가슴에 스며들고 은은한 꽃향기가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풍겼다. 어이없게도 가슴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이게 무슨 느낌이지?’

생소한 느낌에 그는 물끄러미 그녀의 정수리만 내려다봤다.

“흐흑…….”

그녀의 어깨가 살짝 떨리며 울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깜짝 놀란 그는 그녀의 양팔을 잡고 자신에게서 살짝 떼어 냈다. 그제야 그녀의 얼굴이 눈물로 엉망이 된 것이 보였다.

“미주 씨.”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그녀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더니 더 슬프게 울었다.

“왜……, 우는 거예요?”
“모르겠어요. 모르겠어요, 나도.”

우는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용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이미 그의 눈에서도 다시금 눈물이 흘렀다. 주체할 수 없이 흘러 비상계단 바닥에 툭툭 떨어졌다.어느새 손을 내리고 얼굴을 든 미주는 울고 있는 용우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간신히 진정된 마음에 물결이 일렁였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옷을 당겨 자신에게로 끌어당겼다. 다시 그를 껴안았다.
그녀의 온기와 향기가 닿자 그는 깨달았다. 가슴이 녹아내리던 그 느낌은,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던 그 느낌은 위안이었다. 그녀가 준 위안이 그의 몸속을 가득 채웠던 분노를 잠재웠다. 그것이 동정에서 비롯된 것인지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 녹아드는 감정에 그는 그녀를 밀어내지 않았다. 그녀를 끌어안고 함께 울었다.
그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알량한 위로의 말 따위가 아니었다. 함께 울어 줄 사람이 필요했다. 바로 그녀가 필요했다.



저자 소개

[출간작]

우리의 23도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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