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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왕 서영 상세페이지

책 소개

<피구왕 서영>

집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개인의 분투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즉 가장 먼저 접하는 사회적 집단인 가족부터, 학교, 회사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접촉하고 자리를 잡아간다. 하지만 누구나 이 집단에 안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집단의 성질과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면, 혹은 집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 표류하고 마는 것이다.
《피구왕 서영》속 단편들은 집단 속에서 표류하는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과연 집단에 적응하지 못해 분투하는 이들이 잘못된 것일까? 오히려 집단이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의문이 이 책의 시발점이다.
우리는 하나의 개인이면서 집단의 한 부분이다. 작가는 글을 쓰면서 집단에 불편함을 느끼는 개인에 주목했다. 다수가 동의하고 묵인하는 상황에서 혼자만 ‘불편하다’고 말할 수 없었던 지난날들과 그런 자신을 예민한 사람이라고 낙인찍었던 과거의 파편들을 떠올렸다. ≪피구왕 서영≫은 개인이 더 이상 스스로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원’과 수없이 선행되었던 불편한 나날들에 대한 ‘공감’을 담은 반성문이다.


출판사 서평

인간을 병들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집단 속 관계의 정렬과 그 안의 실태를 현실적으로 그려내다.

사회는 단순하리만치 약육강식의 형태를 띠고 있다. 관계 안에서 약자는 강자의 눈치를 보고 살아남으려 애를 써야 한다. 이것은 회사생활이나 군대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여기에서 사회는 가족, 학교, 회사, 그 이외의 관계에 모두 해당한다.
작가는〈피구왕 서영〉에서 피구라는 경기에 사회를 투영했다. 단지 누군가를 맞춰 쓰러뜨리는 것뿐만이 아니라, 편을 나누고 개인의 신념을 굽혀서 져주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까지 우리 사회와 유사하다. 피구경기를 하는 아이들은 모두 초등학생이지만, 집 평수로 생활수준을 파악하고 무리에 반하는 이와 격리시키려는 행위 모두 지금의 우리와 다를 바가 없다.
≪피구왕 서영≫은 섬뜩할 만큼 우리 사회를 잘 표현하고 있다. 집단에서 쪼그라드는 자아를 바라보며 가장 큰 자괴감을 느끼고, 개인의 의식이 점점 흐려져간다. 또한〈알레르기〉와 같이 인간을 인간이 병들게 한다는 사실을 꼬집는다. 지나친 간섭, 무뎌진 시민의식, 배려 없는 몰상식함까지 타인을 사랑할 수 없는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금까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을 수 있다. 집단 안에서 안전하길 바라고 살아남으려 고군분투하고 있었기에 시야가 좁아졌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날을 되돌아본다면 사회 속에 만연한 집단적 염증을 발견할 수 있다. ≪피구왕 서영≫을 통해 당신이 몰랐던 것이 아니라 외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마주한다면, 집단 속에서 잃어가고 있던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아이의 시선이 서영에게 쏠렸다. 아이들의 눈빛에는 분명한 부러움과 질투가 섞여 있었다. 눈빛으로 보건대 현지는 확실히 모두가 옆에 가고 싶어 하는 아이임이 분명했다. 이미 교실 내에서 아이들의 먹이사슬 관계에까지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포식자 집단인데도 불구하고, 이 안에서 다시 유현지라는 우두머리를 둘러싸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었다.
-43쪽 <피구왕 서영> 중에서

현지가 나서서 서영을 두둔했다. 현지는 서영 쪽으로 걸어와 누가 봐도 ‘나는 얘 편이다.’라는 행동을 취하며 서영을 변호했다. 그러자 서영을 탓하던 짝은 금세 입을 다물었고 서영에게 짜증을 풀려고 했던 다른 아이들도 장전하고 있던 총을 거두는 기운이 느껴졌다. 그 순간 서영은 자신이 마지막 순간에 규칙을 무시하고 현지의 편이 되기를 자발적으로 선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58쪽 <피구왕 서영> 중에서

사람 알레르기 항원 때문에 고생하던 많은 대한민국 회원들은 여전히 매일 알레르기 반응에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유인물에 인쇄된 몇 가지 물렁물렁한 대사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신종 유형의 언어 폭력을 당했다는 하소연이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한다. 그러니 결과적으
로 우리의 범지구적인 연대가 성공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렇다는 답을 할 수 없다. 그래도 많은 회원이 협회를 탈퇴하지 않고 남아 있다. 아마도 나를 포함한 회원들 모두 미약하게나마 변화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26쪽 <알레르기> 중에서


집단 내에서 빈번한 ‘코르셋 씌우기’
개인의 개성을 죽이고 튀지 않을 것을 강요받았던 우리의 이야기

비단 겉모습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불필요한 가치들은 ‘코르셋’으로 통한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하이힐을 신어야 하고, 색조 화장으로 얼굴빛을 밝혀야 한다. “잘 보이려면 당연한 것 아니야?”라고 묻는 질문에 저자는 불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중요한 순간 깔끔하게, 단정하게 입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예쁘게'의 기준은 너무 편협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보다 여성스럽게, 남성은 보다 남성스럽게. 이 ~스러운 것들은 말투, 표정, 옷들을 모두 포함한다. 이 모든 성적인 구별과 코르셋 안에서 개인은 존중받을 수 없는 것일까?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 <까만 옷을 입은 여자>는 이 집단 내 코르셋을 이야기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보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려 선택하게 된 것들에 대한 것이다.
사회적으로 예쁜 모양새가 통일이라도 된 듯이, 온갖 미디어와 생활 속에서 남자와 여자의 바람직한 모습이 그려진다. 남녀뿐만 아니라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거나, 아이나 어른에게서 원하는 모습을 강요하는 것 모두 사회적 코르셋의 일종이다.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통일시키려는 것은 폭력적이기까지 하다. ‘있는 그대로 아릅답다’는 슬로건을 쉽게 내걸면서도 사회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집단 속에서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거나, 이 부당한 간섭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스무 살 때 미팅하는 날 굽이 8센티미터인 하이힐을 처음 신었어. 예쁘게 입고 나가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는데, 그때 여자애들 머릿속에는 ‘예쁘게 입는다.’는 이미지가 다들 비슷했나 봐. 애들이 다 치마에 하이힐을 신고 세상 불편하게 나왔어. 옷차림이 너무 비슷해서 서로 머쓱할 정도였지. 하이힐 효과로 키가 8센티미터나 커졌는데 이상하게도 걸음걸이가 어색했어. 종종걸음으로밖에 걸을 수 없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꽤 우스웠을 거야. 그때는 걸음걸이가 어떤지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 아팠고, 아팠고, 아팠거든.
-175쪽 <하이힐을 신지 않는 여자> 중에서

희수는 누가 하이힐을 신으라고 말한 적 없다고 말하며 자신의 미련함을 탓한다. 누가 하이힐을 갖다준 건 아니지만 희수가 ‘어른 여자’가 되기 위한 물건으로 하이힐을 택한 것은 결코 그녀가 미련해서가 아니다. 하이힐에 부여된 어른 여자의 상징성은 희수 개인이 만들어낸 허상은 아니니까.
-182쪽~183쪽 <하이힐을 신지 않는 여자> 중에서

머리가 커지면서 엄마의 취향에 가까운 옷을 입는 횟수는 줄어들었고, 옷장 안에는 여자가 직접 고른 까만 옷도 제법 많이 생겼다. 하지만 여자의 취향에 꼭 맞는 옷만 며칠째 계속 입다 보면 잔소리가 따라붙곤 했다. 엄마는 여자가 법적 성년이 된 이후에도 당신만의 기준에 따라 여자가 ‘예쁨’의 범주에 속하는 것들과 최대한 친해지도록, 그리고 ‘예쁘지 않음’을 경계하도록 관리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엄마는 여자가 예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걸 이해하지 못했고, 특히 어둡고 밋밋한 옷만 골라 입는 건 예쁘지 않다고 여겼다.
-190쪽 <까만 옷을 입은 여자> 중에서



저자 소개

황유미
아홉 살 때부터 쓰는 삶을 상상했고, 학창시절 유일하게 좋아한 과목이 문학이라 자연스럽게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직업으로서의 작가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두려움에 급하게 진로를 수정하여 첫 직업으로 회사원을 택했다. 작가가 아니면 글을 쓸 수 없다는 금기라도 있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수년간 피하다가, 우연히 쓰게 된 글에 발목이 붙잡혔다.
쓰지 않는 낮이 아까워 잠시 본업을 그만둔 후 올여름 내내 낮이고 밤이고 원 없이 쓴 결과물이 ≪피구왕 서영≫이다. 앞으로도 기꺼이 글에 발목이 붙잡힌 채로 쓰고 싶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피구왕 서영
-물 건너기 프로젝트
-하이힐을 신지 않는 이유
-까만 옷을 입은 여자
-알레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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