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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녀 상세페이지

인문/사회/역사 역사

의녀

팔방미인 조선 여의사 | 키워드 한국문화 11
소장종이책 정가9,000
전자책 정가24%6,800
판매가6,800

의녀작품 소개

<의녀> 문학동네에서 펴내는 ‘키워드 한국문화’ 총서의 열한번째 책 『의녀』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한국 의학사에서 무척 독특한 자리를 차지하는 존재인 의녀의 세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저작이다. 많은 인기를 누렸던 〈대장금〉 등의 드라마를 통해 의녀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의녀의 실체에 다가가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 보다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의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료를 먼저 검토해야 한다. 저자 한희숙은 『경국대전』『승정원일기』『조선왕조실록』 등 다양한 사료에 흩어져 남아 있는 의녀 관련 기록과 풍부한 도판을 바탕으로 더불어 조선시대의 특수 직업이었던 의녀의 세계를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조선 최고의 커리어우먼, 의녀의 세계를 엿보다
질병 치료부터 범죄 수사, 시종과 기생 역할까지…한국 의학사상 가장 특별하면서도 주목받지 못한 존재, 의녀


1장에서는 어떤 목적과 배경에서 의녀가 탄생했는지 알아본다. 의녀는 조선시대에만 존재했던 특이한 직업이다. 유교 이념에 따른 내외법內外法 아래 남녀 간의 신체 접촉을 금기시했던 조선 사회에서 여성은 몸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의원醫員은 모두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왕실의 여성도 예외가 아니었다. 텔레비전 드라마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손목에 묶은 실로 왕실 여성을 진맥하는 의관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그래서 태종 대에 여성의 질병 치료를 위해 의녀 제도를 만들어 국가 차원에서 의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부인이 병이 있는데 남자 의원에게 진맥하여 치료하게 하면 혹 부끄러움을 머금고 나와 그 병을 보여주길 좋아하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바라건대 창고倉庫나 궁사宮司의 어린 여자아이 열 명을 골라 맥박과 침, 뜸의 법을 가르쳐서 이들로 하여금 치료하게 하면 전하의 생명을 아끼는 덕에 보탬이 될 것입니다. (『태종실록』 권11, 태종 6년 3월 16일 병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의녀 제도는 여성의 질병을 용이하게 치료하기 위해 시행되었지만 정작 의녀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 돌봐야 했다는 사실이다. 의녀에게는 내외법이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애초에 의녀로 기르기 위해 선발한 이들 대부분이 남녀유별의 이데올로기에 구애되지 않는 여종, 즉 천민이었던 것이다.

2장에서는 의녀의 교육에 대해 살펴본다. 의녀 교육은 제생원濟生院에서 이루어졌다. 각 지방에서 뽑혀 올라온 나이 어린 여종들은 먼저 『천자문』『효경』『정속편正俗篇』 등을 읽고 글을 깨우친 다음 기초 의학 과목과 산부인과 등에 대해 배웠다. 그런 다음에야 맥경脈經과 침구법鍼灸法, 약 조제법을 배우는 단계로 넘어갔다. 매 과정에서는 경쟁 또한 치열했는데, 실제로 수련 과정에서 탈락하는 이들이 많았다. 세종과 세조, 성종, 중종 등은 의녀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성종 대에 만들어진 의녀 권과조목勸課條目에는 의녀가 읽어야 하는 책, 의녀의 등급, 시험을 통한 평가와 그에 따른 처우 등의 내용이 상세히 나와 있다. 그중 일부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초학의는 간병에 배정하지 말고, 학업에 전념하게 한다.
1. 나이가 만 마흔 살이 되었는데 한 방면도 통하지 못하고 다른 기술도 없는 자는 본래의 역으로 돌려보낸다. (『성종실록』 권89, 성종 9년 2월 16일 기유)

의녀의 등급은 대략 초학의 간병의, 내의녀의 3단계로 나뉘었다. 초학의는 책을 읽으며 글을 깨우치고 윤리 도덕을 함양했다. 간병의는 의원을 보조하며 여러 질병에 대해 익혔다. 의술을 잘 익혀 실력을 인정받으면 내의녀로 뽑혔지만 마흔 살이 지날 때까지 전문 분야를 갖지 못하면 관비 신세로 돌아가야 했다. 정식으로 의녀가 되기도, 계속 의녀로 활동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3장에서는 의녀의 구체적인 역할과 활동에 대해 알아본다. 의녀는 크게 진맥, 침과 뜸, 약을 담당했다. 모든 의녀는 이 세 가지 일 모두에 얼마간 지식을 갖고 있어야 했지만 전문 분야에 따라 의녀를 맥의녀, 침의녀, 약의녀로 구분하기도 했다. 의관이라도 왕실 여성의 몸은 만질 수 없었기 때문에 왕비, 대비 등의 진맥은 의녀가 했다.

이해 8월에 임금이 어의 최득룡 등을 불러다 하교하기를, “내전이 지난해부터 병을 얻어서 오랫동안 낫지 않으니 약 처방을 의논하여 아뢰라” 하였다. 이에 약방 도제조 김류, 제조 김육 등이 의녀 연생 등을 들여보내 진맥을 한 다음에 약 처방을 의논할 것을 청하였는데, 임금이 허락하였다. (『인조실록』 권46, 인조 23년 10월 9일 정해)

물론 주된 역할은 의원을 보조하는 것이었지만 의녀는 이렇듯 진맥 등에서 나름의 전문성을 발휘했다.
의녀는 또한 때에 따라 설치되는 특설 관청에 파견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산실청産室廳, 호산청護産廳, 시약청侍藥廳, 치종청治腫廳을 들 수 있다. 궁궐에서는 해산이 자주 이루어졌기 때문에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돌보기 위해서도 의녀가 필요했다. 출산은 종묘사직과 직결되는 일이었으므로 침이나 뜸에 뛰어난 의녀보다는 출산을 도운 경험이 많은 의녀를 택해 분만을 돕게 했다. 조선시대에 종기는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질병이었다. 이에 의녀는 왕실 여성의 종기 치료를 위한 치종청에도 파견되어 일했다. 그러나 의녀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역시 간호와 간병이었다. 중종이 심하게 앓았을 때 의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임금의 상태에 대해 의원에게 보고했다.

이날 의녀 장금이 나와서 말하기를 “어제 저녁에 임금께서 삼경에 잠이 들었고, 오경에 또 잠깐 잠이 들었습니다. 또 소변은 잠시 통했으나 대변이 불통한 지가 이미 3일이나 되었습니다”라고 하였다. 박세거와 홍침이 들어가 진맥하니 왼손의 간신맥은 부하며 긴하고, 오른손의 맥은 가늘고 느렸다. (…) (『중종실록』 권105, 중종 39년 10월 25일 경임)

4장에서는 의녀가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살펴본다. 같은 의료인으로서 어의御醫는 정3품, 심지어 당상관에 오르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에 견주면 의녀의 대우는 보잘것없었다. 의녀는 아예 품계가 없었다. 그러나 쌀, 보리 등으로 급료를 받았고, 조세와 요역에서 혜택을 받았다. 이는 의녀가 질병을 치료하는 기술로써 국가에 일정한 노동력을 제공했기 때문이었다. 의녀가 받을 수 있는 포상 가운데 으뜸은 바로 천민 신분을 벗을 수 있는 면천免賤이었다. 공에 따라 포상에도 차등이 있었는데 면천은 주로 침술로 큰 공을 세웠을 때 내려졌다. 비록 기회는 적었지만 어쨌든 의녀에게는 능력에 따른 신분 상승의 기회가 있었던 셈이다.

5장에서는 조선시대에 유명했던 의녀들에 대해 알아본다. 성종 대에는 장덕과 귀금이라는 의녀가 유명했다. 장덕은 제주도 출신으로 치통과 충치 치료에 남다른 재주가 있었다고 하고 부스럼 또한 잘 고쳤다고 한다. 성종이 제주 목사에게 의녀 장덕이 죽고 없으니 여러 아픈 곳의 벌레를 잘 고치는 사람이 있으면 남녀를 불문하고 보내라(『성종실록』 권266, 성종 23년 6월 14일 계축) 하였을 정도로 유명하였다. 귀금은 장덕의 기술을 물려받은 의녀라고 한다. 중종 대의 유명한 의녀로는 바로 대장금이 있다. 대장금의 ‘대大’ 자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가 미지수다. 키가 컸다는 뜻인지, 의술이 뛰어났다는 뜻인지, 왕의 총애를 받았다는 뜻인지 현재로서는 밝혀낼 자료가 없다. 혹은 장금과 큰 장금, 각각 다른 두 사람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대장금 또는 장금은 실록에 29년 동안 그 이름이 등장한다. 매우 오랜 세월 동안 임금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치료하고 간호하는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정조 대에는 기근에 굶주린 제주 백성을 구한 김만덕이 의녀반수醫女班首라는 직함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의녀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장에서는 의료 외에 의녀가 수행했던 임무에 대해 살펴본다. 의녀를 지칭하는 또다른 말로 ‘약방기생’이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은 연산군 이후에 생겨났는데 연산군이 연회의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기녀와 더불어 의녀까지 동원했기 때문이다. 연산군 대에 의녀는 “의서 말고도 음악을 배워 궁궐의 잔치 때마다 화장을 하고 참가하였다”고 한다.

전교하기를, “대비전에 잔치를 열 때에는 젊은 의녀 50명을 골라 단장시켜 어전의 일을 맡게 하되, 지금부터 상례로 하라” 하였다. (『연산군일기』 권56, 연산군 10년 11월 4일 경인)

이러한 상황은 조선 후기까지 이어져 의녀는 크고 작은 국가 연회에 동원되었고, 심지어는 양반집 잔치에 불려 다니기도 했다. 사대부들이 나름의 교양을 갖춘 의녀를 참석시켜 잔치의 격을 높이려 했기 때문이었다. 나라에서는 의녀가 본업에 충실할 수 있도록 애를 썼지만 이러한 폐단은 근절되지 않았다. 의녀가 “요즘으로 말하면 돈을 벌기 위해 강제적 또는 자발적으로 유흥업소 등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다”.

최근에 사대부들의 검소함이 땅을 쓴 듯이 없어졌습니다. 창가娼家와 기방妓房이 분주하게 출입하는 장소가 되었고, 침비針婢와 의녀 들이 각기 풍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조실록』 권47, 영조 14년 12월 21일 기해)

의녀는 수사관 역할도 했다. 범죄와 관련하여 여성의 상처를 조사해 사건 담당 기관에 보고하고, 때로는 시체를 검시하기도 했다. 내외법에 따라 여성 범죄 혐의자는 의녀가 수색했다. 의녀는 또 국가의 사치 단속 활동에도 동원되었다. 혼인집에 가서 사치스러운 폐물이나 예물이 있는지 조사했던 것이다. 그 밖에도 친잠례親蠶禮에 참여하여 왕비를 시중들고, 죽은 궁인의 제사 때 제문을 언문으로 번역하고, 연회에 참석하는 기녀에게 글과 시를 가르치는 일을 하기도 했다.

특수한 시대적 요구에 의해 탄생했지만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아도 의녀는 당대의 전문직 여성이었다고 할 수 있다. 천민에다 여성으로서 이중의 사회적 차별을 받는 가운데서도 그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갖고 국가 주도의 사회활동을 했던 것이다. 요즘으로 말하자면 커리어우먼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의학 지식의 수준이 기초적이었고 주 임무는 의관을 보조하는 것이었으며 본업인 의료 외에 형사, 기생 노릇까지 했으므로 다소 성격이 불분명한 직업이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근대 서양의학이 유입되기 전까지 오늘날의 간호사 역할을 했던 의녀를 조선시대 최고의 전문직 여성이라고 부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 한희숙 (韓嬉淑)
숙명여자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사회사에 흥미를 가져 박사 학위는 조선 초기 잡류층(雜類層)에 대한 연구로 받았으며, 이후 조선시대 백성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져 그들이 정치·경제·사회적인 문제 등으로 몰락했을 때 어떻게 유민화·도적화되는지를 고찰했다. 그래서 임꺽정, 장길산을 비롯한 조선시대 군도들의 활동을 연구했다. 최근에는 왕비, 폐비, 폐빈, 봉보부인(奉保夫人), 여성 리더십 등을 주제로 조선시대 여성사를 연구하고 있다. 「15세기 도적활동의 사회적 조명」 「16세기 임꺽정 난의 성격」 「17세기 후반 도적활동과 국가의 대책」 「조선 전기 봉보부인의 역할과 지위」 「조선 초기 소혜왕후昭惠王后의 생애와 『내훈內訓』」 「조선 태조·세종대 세자빈 폐출 사건의 의미」 「조선 초기 개성의 위상과 기능」 등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목차

머리말

1. 의녀의 탄생 배경
남녀가 유별한 시대 ┃ 의녀 제도의 설치 과정 | 의녀가 소속된 의료기관

2. 의녀가 되기까지
의녀의 교육 과정 ┃ 의녀가 전문화되는 과정

3. 의녀의 역할과 활동
의녀의 전문 분야 ┃ 특별 시설에 파견된 의녀 | 의녀의 의료 활동―치료, 간호, 간병

4. 의녀의 대우
급료 지급 및 복호 ┃ 물질적 포상 ┃ 면천

5. 이름난 의녀들
성종 대 장덕, 귀금 ┃ 중종 대 대장금 | 선조 대 애종, 선복

6. 의녀의 또다른 역할
약방 기생 ┃ 수사관 ┃ 시종 | 사라지는 의녀, 새로운 여의사ㆍ간호사의 탄생


참고문헌
키워드 속 키워드
1 조선시대 의과 제도와 의원 ┃ 2 왜 관아의 여종을 의녀로 만들었을까? | 3『호산청일기』 ┃ 4 의녀의 헤어스타일 ┃ 5 의녀의 직급은 어떻게 구분되었나? ┃ 6 최초의 여성 의사, 박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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