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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늑대 상세페이지

웃는 늑대작품 소개

<웃는 늑대> 시대를 앞서간 일본의 대표 작가, 다자이 오사무
그 위대한 지성을 잇는 딸, 쓰시마 유코의 대표작!


등단 42년을 맞은 일본의 대표 작가 쓰시마 유코의 『웃는 늑대』(2000년)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전대미문의 주제와 방법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아사히 신문 주최 오사라기 지로 상을 수상한 『웃는 늑대』는 패전 직후 적자생존의 논리만이 적용되었던 황야 같은 땅 일본을 그린 쓰시마 유코의 대표작이다.

불과 십여 년 전의 전쟁의 상흔을 묻고 앞만 보며 달려가는 일본을 횡단하는 두 소년소녀를 통해 쓰시마 유코는 전후 일본사회의 피폐한 풍경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더 나아가 이제는 멸종된 ‘늑대’로 형상화되는 근대 일본이 잃어버린 고고한 무엇에 대한 증언을 시도하고 있다. 인칭과 화자, 사실과 환상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과감한 서술로 겹겹이 쌓인 죽음과 부조리를 드러내는 『웃는 늑대』는 소설가 신경숙의 말(추천사 참조)처럼 일본 현대문학의 참다운 깊이를 가늠하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이다.

패전 직후 정글 같은 일본 땅,
어머니를 모르는 열일곱 살 소년과 아버지를 모르는 열두 살 소녀가 여행을 떠난다
떠나고 싶었던 소년과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소녀의 환상여행


1959년 열두 살 유키코는 열일곱 살 소년 미쓰오를 따라 먼 길을 나선다. 고아원 출신인 그는 밤기차를 타러 간다고 했다. 소년과 소녀는 우에노 역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것은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유괴사건의 시작이었다.

어린 시절 소년은 묘지에서 아버지와 노숙을 하며 살았었다.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그 시절, 사람들은 들개처럼 길고양이처럼 살았다. 소년이 네 살 무렵, 묘지에서 세 남녀가 치정문제로 동반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소년은 자라서 세 사람 중 불륜 상대인 유명 화가의 부인을 찾아간다. 그렇게 소년과 화가의 딸인 소녀는 만났다.

미쓰오는와 유키코는 서로를 『정글북』에 등장하는 ‘아켈라’와 ‘모글리’로 부르기로 한다. 그것은 대장 늑대와 숲에 버려진 인간 소년의 이름이다. 미쓰오는 아켈라가 그랬듯이 모글리인 유키코를 돌본다. 이제 아켈라와 모글리로 거듭난 미쓰오와 유키코는 ‘정글의 법칙’을 가슴에 품고 이기적이고 천박한 원숭이들로 가득한 인간사회인 ‘차가운 잠자리’ 속으로 들어가 북으로 남으로 꿈처럼 방황한다.

“아켈라가 뭐야?”
“아켈라도 몰라? 『정글북』의 제왕, 늑대들의 보스.
이제부터 넌 모글리고, 난 아켈라다.”


쓰시마 유코를 이야기하기 위해 아버지 다자이 오사무(본명 쓰시마 슈지)를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작가가 한 살일 때 다자이 오사무가 자살했지만 그는 ‘부재’라는 형태로 그녀의 인생과 작품세계에 거대하고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다운증후군 오빠, 결혼과 임신, 출산, 아이의 상실 등 지극히 개인적 체험이 녹아든 작품들을 발표해온 쓰시마 유코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대학 시절부터 나카가미 겐지(『고목탄』) 등과 함께 『분게슈토』의 동인이 되어 작가의 길을 걸어온 쓰시마 유코는 『풀의 침상』 『총아』 『빛의 영역』 『밤의 빛에 쫓겨』 『불의 산』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가족이라는 혈연을 응시하고 그 모티프와 이미지를 집요하리만치 반추했다. 그럼으로써 가족이라는 허상에서 한 발 떨어진 곳, 토착적인 혈연관계의 신화로부터 자유로운 곳에 도달하고자 노력해왔다.

2000년 『신초(新潮)』에 연재한 후 출간된 『웃는 늑대』는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쓰시마 유코가 아버지 다자이 오사무가 사망한 패전 직후와 자신이 소녀 시절을 보낸 1960년경, 일본의 두 시대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당시 사건들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미쓰오가 어릴 적 목격한 동반자살은 대번에 다자이 오사무의 떠들썩한 죽음과 남겨진 가족의 힘겨운 삶을 떠올리게 한다. 폭격으로 삽시간에 가족과 삶의 의지를 잃고 묘지에서 새를 잡아먹고 흙을 주워 먹으며 연명했던 미쓰오와 아버지처럼 패전 직후 사람들은 왜 살아남아야 하는지도 모른 채 들개처럼 살아간다. 반면, 미쓰오와 유키코가 여행을 떠나는 1959년은 고도 성장기에 접어든 일본이 불과 십여 년 전 전후의 참상을 잊고 앞으로만 달려나가던 시절이다. 남편의 자살소식이 실린 옛 신문기사를 들고 찾아온 미쓰오를 유키코의 어머니가 “과거보다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로 내쳤듯이 오로지 밝은 미래를 향해 매진하기를 요구하던 시절이다. 그러나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두 아이는 어른들이 묻으려고 하는 ‘과거’와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그것은 두 아이가 서로에게 끌린 이유가 된다.

어머니를 모르고 아버지마저 잃은 소년과 아버지를 모르고 오빠마저 병으로 잃은 소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과 친숙한 두 아이는 여행 내내 역병, 강도와 살인, 유괴사건과 열차사고 등 도처에 산재한 죽음과 맞닥뜨린다. 소설 후반부 각 장의 끝자락에 첨부된 실제 신문기사들은 두 아이의 여정이 시간을 거슬러 패전 직후 일본의 풍경 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이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사람들, 그로 인해 발생한 죽음과 살인의 기억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가운데 『웃는 늑대』의 두 소년소녀는 상처 입은 사람들의 아픔을 담아내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혼과 동화되어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늑대는 ‘악역’으로 태어났다

『웃는 늑대』의 서두에는 일본에서 늑대가 멸종하게 된 경위와 민속학적 배경이 등장한다. 목축을 주업으로 삼던 유럽과 달리 어업과 농업을 주업으로 삼던 일본에서는 늑대가 멧돼지로부터 수확물을 지켜주는 이로운 존재였다. 그러나 일본에 총기가 유입되고 사냥이 성행하면서 먹이가 떨어진 늑대가 가축을 공격했고, 그로 인해 늑대는 해로운 동물로 부각되어 멸종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작품의 모티프인 늑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쓰시마 유코는 근대 일본이 잃어버린 고고한 무엇이라고 대답한 바 있다. 미쓰오가 늑대로 불리는 그 잃어버린 무언가라면, 유키코는 잃어버리고 만 그것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다. 마치 『정글북』의 모글리가 늑대의 본연을 온전히 이해했던 유일한 인간의 아이였듯이, 『웃는 늑대』의 유키코는 이제는 사라진 고고한 무언가의 본질을 목격한 최후의 증인인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시 어머니의 시간으로 돌아온 소녀의 기억은 점점 스러져간다. 개인의 기억이란 결국 꿈같은 것일 뿐. 그렇지만 유키코는 사십 년이 지나 잿빛 정글, 도시에서 말한다. 나는 옛날 어느 적에 웃는 늑대를 만났다고.

고고하고 용감한 늑대의 정신을 빌려 패전 직후 일본이라는 황야를 조망하고, 황야에서 쫓겨나 멸종될 수밖에 없었던 늑대의 통한과 시대의 부조리를 담아낸 쓰시마 유코의 『웃는 늑대』는 이렇듯 작가 개인의 기억과 공동체의 기억 간에 접점을 찾으려는 치열한 노력의 결실이자 일본 현대문학의 역작이다.

추천사

일본의 쓰시마 유코 작가와 한 달에 한 번, 열두 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적이 있다. 그러는 사이 나는 그를 작가로서 깊이 신뢰하게 되었다. 내가 일본어를 해독할 수 없기 때문에 그의 단편소설밖에 읽을 수 없었던 아쉬움을 『웃는 늑대』 를 읽으며 해갈할 수 있었던 건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다. 서로 보호하고 보호받는 『웃는 늑대』 속의 두 아이들을 대면하는 동안 쓰시마 유코는 일본이라는 나라, 현대나 전통, 문학적인 어떤 문법이나 인칭에도 갇히지 않고 소수자를 향해 사투의 언어를 뽑아내는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독자들에게 조금 늦게 찾아온 쓰시마 유코의 작품 세계는 현재 일본 현대문학의 참다운 깊이를 가늠해볼 수 있는 이정표가 돼주리라 생각한다.
_신경숙(소설가)

전대미문의 주제와 방법,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문장이
이 문학적 모험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_이노우에 히사시(소설가)



저자 소개

저자 - 쓰시마 유코 (津島佑子)
1947년 3월 30일 도쿄 교외 미타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쓰시마 사토코. 1948년 작가가 한 살일 때 사망한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본명 쓰시마 슈지)의 딸이다. 시라유리 여자대학 영문과 재학중에 동인지 『요세아쓰메』를 창간하고 첫 작품 「손의 죽음」을 발표했다. 같은 해 나카가미 겐지 등과 함께 『분게슈토』의 동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6년 『덩굴풀 어머니』로 다무라 도시코 상, 1977년 『풀의 침상』으로 이즈미 교카 상, 1978년 『총아』로 여류문학상, 1979년 『빛의 영역』으로 노마문예신인상, 1983년 『묵시』로 가와바타 야스나리 상, 1987년 『밤의 빛에 쫓겨』로 요미우리 상, 1998년 『불의 산』으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2001년 『웃는 늑대』로 오사라기 지로 상, 2005년 『나라 리포트』로 문부과학대신상과 무라사키 시키부 상, 2012년 『황금의 꿈 노래』로 마이니치 예술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네덜란드어 등 세계 10여 개국에서 번역, 출판되어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파리대학 국립동양언어문화연구소에 초청되어 일본 근대문학을 강의하는 등 해외 문학 교류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2016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역자 - 김훈아
성신여자대학교와 동대학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센슈 대학에서 일본 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재일조선인여성문학론』이 일본에서 출간되었고, 『묵시』 『일요일의 석간』 『비와 꿈 뒤에』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신경숙과 쓰시마 유코의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공지영과 쓰지 히토나리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양국 언어로 번역했다. 『웃는 늑대』로 제1회 판우번역상을 수상했다.

목차

1 시작하는 이야기
2 출발!
3 '정글의 법칙'
4 낯선 사냥꾼
5 죽음의 골짜기를 헤매다
6 야훼의 어린 양
7 백조호
8 같은 피
9 이게 어찌 된 일이죠
10 물의 아이
11 마지막 날

해설 | '가족'이라는 신화를 넘어
쓰시마 유코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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