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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상세페이지

소설 한국소설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구매종이책 정가13,000
전자책 정가9,100(30%)
판매가9,100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책 소개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왜냐하면…… 그건……. 이게 면접이기 때문입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한국 문단에 독보적인 발자취를 남긴 한국 문학의 영원한 기린아, 박지리 작가의 또 하나의 문제작

사계절출판사는 ‘오늘을 온전하게 살고 싶은, 나를 찾아가는 책’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로운 문학 시리즈 ‘욜로욜로(yoloyolo, you only live once)’를 2017년에 선보였다. 이 시리즈에는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한국 문단에 독보적 발자취를 남긴 고(故) 박지리 작가의 『맨홀』을 비롯해 최근에 3권으로 나눈『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들어 있다. 이 시리즈에서 새로 선보이는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는 박지리 작가의 신작으로, 작가 사후에 출간되는 첫 책이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작품은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라 제도권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대입 시험과 취업이라는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또 어떤 삶을 살게 될지 보여주는 이 작품은 박지리 작가의 작품이 으레 그렇듯 기발하면서도 기이하다. 우리 모두는 사회라는 연극 무대에 홀로 던져진 배우이자, 그 안에서 외롭고 슬픈 연기를 펼치며 날마다 면접을 치르는 또 다른 M이다. 희곡 형식을 빌린 이 새롭고도 놀라운 작품을 통해 독자들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 이어 박지리 작가의 신선한 작법과 깊은 통찰에 감탄할 것이고, 동시에 작가의 부재에 큰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인생 최대의 면접

“물론 이름이 있겠지만, ‘편의상’ M으로” 불리는 한 남자가 마흔여덟 번째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으로 소설은 시작한다.
M은 면접장으로 향하면서도 모든 것이 불안하다. 면접장이 이 장소가 맞는지, 시계가 정확한지, 지하철에서 마주친 풍경들이 연출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그러면서 기억 한 편에서 조용히 자기 인생의 ‘첫 번째’ 면접을 끄집어낸다.

M의 인생에서 열아홉 살에 본 대입 면접이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 목록의 맨 첫 번째 칸에 기록되어 있는 사건이다. 첫 번째라고는 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만이 첫 번째이자 유일한 기록이었다. 다른 이해할 수 없는 일들도 결국엔 그 일에 종속되어 있으니까. (19쪽)

모든 것을 ‘대입 면접’의 기억과 연관 짓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M은 그동안 마흔일곱 번의 면접을 보는 내내 자신이 그 일을 되풀이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스스로 생각해도 훌륭하게 면접을 마쳤고, 면접관을 포함해 경쟁자들 역시 자신의 합격을 확신했고, 곧 자신의 모교가 될 캠퍼스를 유유히 돌아보기까지 했는데, M은 대학에 떨어졌다.

자신의 성적으로 충분히 들어갈 수 있는 학교였고, M은 자기가 떨어질 만한 합리적 이유를 찾지 못했다. M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순위로 들어간 대학에서 방황했고, 왜 자기가 면접에서 떨어졌는지 이유를 찾느라 대학 생활의 즐거움도 만끽하지 못했다. 그래서 M은 남들에 비해 평균보다 조금 높은 이력들을(심지어 재학 기간까지 평균보다 길다) 모두 사실대로 기입한 이력서에서 졸업한 대학을 기입하는 난에 써넣은 H대는 사실이 아닌 것 같다. S대를 쓰는 게 더 사실 같다.

M은 자신이 과자 회사 같은 곳에 지원해 면접을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과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과자 회사가 사원 모집 공고를 낸 이상 거기에 지원하는 것이 의무가 된 세상”이란 걸 M도 잘 알고 있다. 더 이상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입사 지원서를 낼 수 있는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M은 세 명의 면접관 앞에서 다른 네 명의 면접자와 함께 면접을 치른다. 주어진 시간은 20분. 부모의 직업을 비롯해 성장 배경, 스펙까지 모든 것이 비슷비슷한 면접자들 속에서 M은 어떻게든 면접관들의 주목을 끌어야 한다. 안 그러면 이대로 마흔여덟 번째 면접, 아니 영원히 두 번째일 면접을 망치게 될 것이므로.

면접관이라면 도둑과 살인자 중에 누구를 합격시킬 것인지 묻는, 말도 안 되는 질문에 면접자들은 진지하게, 역시나 말도 안 되는 나름의 논리로 도둑을 택한다. 그러나 M은 혼자 살인자를 택하고, 이 ‘터닝 포인트’를 잘 살려 면접에 합격한다.

면접관3 말해 봐요. 왜 그렇게 대답했죠?
M 왜냐하면…… 그건……
우유부단한 혀를 가혹하게 채찍질한 결과,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은 대답이 알몸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M 이게 면접이기 때문입니다.
M은 자기가 진심을 말한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전략을 짠 것인지 스스로도 가늠할 수 없었다. (45쪽)

“합격입니다.”라는 말만큼 구직자가 간절히 듣고 싶은 대답이 있을까? 이제 M은 한 달 간의 직원 연수에 들어간다.

M의 돌발 행동을 이해하기 위하여

‘빛의 밝기로만 경계를 만드는 원형 극장’이라는 설정을 처음과 끝에 지문으로 밝힌 이 작품은 군데군데 희곡 기법을 차용해 이 이야기가 기본적으로 연극 무대 위에 놓여 있음을 끊임없이 환기시킨다. 연극의 1막 격인 M의 구직 활동은 끝났고, 이제 M의 연수원 합숙 생활을 다룬다. 독특하게도 M의 연수원 생활은 합숙 종료일을 기준으로 한, 하루를 시각으로 분절해 기록한 M의 일기를 통해 전개된다.

아마도 긴장해서인지 새벽 3시만 되면 잠이 깨는 M. 아침은 식당에서 자율적으로 만들어 먹고, 사흘에 한 번 집 짓기 봉사를 하는, 어찌 보면 단조롭고 여유로운 일정이다. MAN의 돌발 행동은 우연히 ‘신입 사원 연수 자료’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연수 첫날부터 일주일 단위로 번호에 따라 ○ △ ×로 표시된 파일, 그중에서도 유독 13번 번호 옆에 쳐져 있는 엑스 표시는 M에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합숙 종료 불과 열흘을 남겨 놓고 M은 그동안 모두가 이 최종 관문을 통과할 거라고 생각하고 평화롭고 여유롭게 지낸 자신을 책망한다.

22:00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밤을 새워도 다 세지 못할 별을 쓸데없이 센다. 하나하나마다 다 번호를 붙인다. 번호가 더 무한할까, 별이 더 무한할까. 그런데. 드디어 막바지 질문에 다다랐다.
그렇다면 13번은 우리 중 누구인 걸까.
얼마나 형편없는 사람인 걸까. 얼마나 보잘것없는 사람이기에 이곳에서 ×로,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고 있는 걸까. 그건 차라리 존재하는 것보다 존재하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뜻 아닌가. 자기도 모르는 새 도대체 무슨 일을 저질러 버린 걸까. 불쌍한 녀석. 한심한 녀석. 병신. 머저리. (99쪽)

이제 M은 합격을 위해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다. 그다음 날부터 바로 새벽 운동에 참여하고, 교묘하게 사람들을 움직여 그동안 활동하던 조장 대신에 자신이 조장이 된다. 조원들을 위해 혼자 아침 준비를 하고, 여름날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집 짓기 봉사에 열중한다.

그런데 M의 불안과 강박은 지나칠 정도여서 안쓰럽기까지 하다. 동료들을 경쟁자로, 사수들을 감시자로 인식한 M은 이제 모든 것을 의심하며 혼자 또 한 번의 면접에 임한다. 억수같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서 혼자서 아침 체조를 하다 쓰러져 의무실에 실려 가기도 하고, 가스불에 프라이팬을 올려놓는다는 것이 자기 손을 올려 화상을 입기도 한다. M은 평가만 공정하게 이루어진다면, 연수원을 나가선 가장 촉망받는 예비 신입 사원들 중 한 명이 되겠다고 결심한다. 다음 같은 건 없다고, 이번이 마지막이라며,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틈틈이 13번이 어떤 평가를 받는지 몰래 평가 파일을 살피면서.

M은 자신이 13번이 아닐 거라 확신하면서도 자꾸 자신을 13번과 동일시한다. 이제 M의 강박은 광기에 가까울 지경이다.
결국 M은 합숙 종료 단 이틀을 남겨 놓고 돌발 행동을 하고 연수원을 도망쳐 나온다.

그래, 바로 그 눈빛이었다. 저놈은 다 알고 있었다. 다 보고 있었다. 안경잡이가 세 개 남은 제비를 추리는 순간 내가 어느 제비에 ×가 그려져 있는지 몰래 보았다는 사실을. 그래서 내 손이 ×가 그려진 제비를 뽑는 순간 그렇게 경멸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던 거다. 그러나 회색 셔츠는 침묵했다. 내 죄를 목격했으면서도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나를 계속 죄인으로 놔뒀다. 나를 계속 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 부끄러움을 즐겼다. (220쪽)

“1년 전 이맘때와 비교하면 확연하게 달라진 옷차림, 확연하게 달라진 인상. 그러나 M이 맞다”는 지문은 우리를 또 다시 연극 무대로 이끌며 2막을 진행한다. 연수를 마치지 못하고 뛰쳐나온 M의 후일담이다.
M은 연수원에서의 돌발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경찰서로 찾아가 죄를 고백한다. 날마다 경찰서를 방문해 강력계 형사에게 자신의 범죄를 “진심을 다해 최선으로” 고백했지만, 모든 면접관에게 거부당한 것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M은 지난해 여름 치 뉴스를 모조리 검색하고, 자신의 죄를 입증할 만한 단서를 찾지만 M의 범죄 기록은 깨끗하다.
M은 새롭게 구직 활동을 하지만 이제 면접 자체를 거부한다. ‘면접이라면 완전히 다르게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M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살기 싫다. 더 이상 연기하지 않기로 한다.
다행히 “진심을 다해 최선으로” 전단지 돌리는 일로 능력을 인정받은 M은 이력서나 면접 없이 사장이 자신을 “아무 말 없이 지그시 바라보는 것” 하나로 자판기 관리 책임자가 된다.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연수원 동기를 통해 자신의 돌발 행동에 관한 전모를 알게 된다.

날마다 면접을 치르듯 연기하는 또 다른 M에게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는 삶의 연극성이라는 지점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연극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우리 사회의 현실을 응시한다. 작품 해설을 쓴 비평적 독자 최희라 씨는 이렇게 말한다. “이 소설은 연극이 사회 체제 속에 내재해 있는 현실임을 직시한다. 개인은 사회가 조직한 연극에 동참할 것을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요구받는다. 하지만 이 연극의 내용은 테트리스 게임처럼 무용하거나 “집을 지어 주면서 동시에 집을 빼앗는”(74쪽) 일처럼 부조리하다. 지원자의 거의 모든 것을 알려 하면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들여다보지 않는 면접처럼 알맹이가 없다.”

인생의 첫 번째 면접인 ‘대입’에 관한 기억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열등감과 패배 의식이라는 트라우마를 남겼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대학이라도 그 안에서 서열은 나뉠 수밖에 없기에. 그리고 인생의 두 번째 면접인 ‘취업’을 위해 청춘들은 온갖 부조리한 채용 비리를 접하면서도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시간들을 견뎌 내느라 개인의 취향이나 선택은 잊혀졌고 날마다 서로에게, 자신에게 연기하듯 살고 있다. 우리는 M을 지켜보는 관객이자 또 다른 M이라는 배우이다. 그래서 괴물처럼 변해 가는 M의 강박과 “나는 어디로 가고 있었지? 이제 어디로 가야 하지?”라는 절규가 내 안에서 쏟아져 나온 외침이라는 것을 안다.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최소한 우리 자신은 알아야 하잖아요. 우린 그렇게 작은 존재는 아니니까.
하나의 부품. 그런데 그렇게 작은 존재는 아니라……. 도대체 그건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는 거지. (83쪽)

도시의 빌딩 어딘가에 알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마흔여덟 번째 면접을 본 MEN이라면, 서류상 인간과 그 서류를 증명하기 위해 나타난 인간을 번갈아 대조하며 어느 쪽 인간이 더 나은지 살피는 면접관 앞에 서 본 MEN이라면,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우리의 MAN을 이해할 것이다.


저자 프로필

박지리

  • 국적 대한민국
  • 출생-사망 1985년 - 2016년
  • 학력 2009년 상명대학교 역사콘텐츠학과 학사
  • 데뷔 2010년 소설 `합체`
  • 수상 2010년 제8회 사계절 문학상 대상

2018.02.02.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소개

저 : 박지리


1985년 해남에서 태어나 상명대 역사컨텐츠학과를 졸업했다.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합체』로 제8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등단. 『다윈 영의 악의 기원』으로 2016년 ‘레드 어워드 시선 부문’과 ‘한국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2017),『다윈 영의 악의 기원』(2016),「세븐틴 세븐틴」(2015)『양춘단 대학 탐방기』(2014),『맨홀』(2012), 『합체』(2010) 같은 작품을 남겼고, 2016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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