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예술가. 사진가, 영화감독, 미술작가를 넘나들며 특유의 작품 세계를 펼쳐 보였다.
1928년 벨기에 브뤼셀 출생으로 프랑스인 어머니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프랑스 남부의 세트 지방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다 1943년 파리로 이사한다.
에콜 뒤 루브르에서 미술사와 사진을 공부하고, 소르본대학교에서 문학과 심리학을 전공한다.
국립민중극장의 사진가로 일하며 당대 유명 배우들의 사진을 찍지만, 정지된 이미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사진의 전과 후를 그려내는 작업에 흥미를 갖는다. 1954년 영화사 타마리스필름스를 설립해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쓰고 연출한다. 바르다는 이 영화로 불과 서른 남짓한 나이에 ‘누벨바그의 대모’라는 찬사를 얻는다. 사실과 허구를 결합한 실험적인 영화 제작은 이후 바르다의 작품 세계에 일관되게 나타난다.
말년까지 왕성한 창작욕을 보이며 젊은 예술가 JR과 협업한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2017)로 칸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에 수여하는 골든아이상을 받는다. 한편 새로운 물결을 이끈 영화사적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2017년 미국 아카데미위원회가 주관하는 거버너스어워즈에서 명예 오스카상을 수상한다. 2019년 2월에는 베를린영화제에서 60여 년에 이르는 영화 창작 인생을 회고한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를 발표해 영화 팬들을 기쁘게 한 바르다는 그해 3월, 파리 자택에서 암 합병증으로 90세에 생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