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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리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83년
  • 경력 한겨레 기자

2020.06.17.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1983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파괴되고 외로운 이들의 침묵을 듣는 일이 좋았다. 흙바닥에서 시가 되어버린 일기를 쓰는 시리아의 난민 소년, 헤어지는 날 우산을 내어준 영등포 집창촌의 여인, 매월 5만 원을 상납해야 주연배우의 풍경이 될 수 있었던 이름 없는 드라마 엑스트라, 4차 혁명 시대에 땅을 잃고 전국을 헤매는 화전민들에게서 살아낸다는 것의 치열함과 서글픔을 보았다. 가장 비루한 존재들의 아름답고 위대한 시간을 쓰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믿는다. [국민일보]에 이어 [한겨레]에 이런 글을 썼다.

국회 앞을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는 문틈으로 세상을 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1987년 형제복지원 정문을 나선 이후부터 지금까지 그는 여전히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이 되는 시간이다. 세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다. 짐승처럼 살아온 시간을 다는 알지 못한다. 내가 목격한 것은 그가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가려고 헤매던 현장이었다.
몇 년에 걸쳐 소설을 썼다. 집중적으로 쓰는 시기에는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다. 소설을 마무리할 무렵이 되어서야 《은희》를 쓸 수밖에 없었던 나 자신이 보였다. 매일 돌아오고야 마는 기억의 방에서, 나는 줄곧 그들을 마주했다. 기억에 조난당하지 않으려 애쓰며 그들은 국회 앞 텐트 안에서 하루를, 또 하루를 버텨냈고, 나는 내 기억의 숲에서 그들을 바라보았다.
누구에게나 그림자처럼 결코 자를 수 없는 기억이 있다. 어둠이 내리고 뒤돌아보면 언제 왔는지 모르게 나를 따라다니는 기억들이다. 지나간 시간의 문을 열고 묵묵히 걸어가는 그들과 함께, 지금 이 소설을 읽고 있을 누군가도 저마다의 기억의 방에서 나와 한 걸음 걷기를. 살아남은 아이 한종선, 국회 의원회관 지붕에 올라가 과거사법 개정안 통과를 외쳤던 최승우, 그리고 한 명의 존재로 살고 싶었던 수많은 은희들에게. 그들의 위대한 한 걸음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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