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들 무렵부터 막연히 산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나랑 똑같은(아니, 나보다 더한!) 생각을 하는 신랑을 만나 산골 중의 산골에 둥지를 틀게 되었다. 쇠락하기 일보 직전의 오지 마을에 말이다. 이곳에서 희귀 인간 취급을 받으며 아이들(뱃속에 든 아이까지 셋)을 키우고 있으며 ‘오래된 미래’와도 같은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도시살이의 묵은 때가 남아 있는지라 몸 움직이는 게 귀찮을 때가 많지만 왕년에 비하면 환골탈태! 왕고집 성실파 신랑과 마을 할머니들의 빠릿빠릿한 몸놀림을 흉내내가며 자급자족의 꿈을 실현해 가고 있다.
지금껏 쓴 책에 《청라 이모의 오순도순 벼농사 이야기》 《동산이는 산골 마을에 살아요》 《천하의 근본이어라 우리 농사 이야기》가 있으며, 삶에 뿌리를 내린 글쓰기에 많은 관심이 있다. 우리 사회가 이제는 열매의 풍요 너머 씨앗의 지혜에 다다르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