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건너가 서섹스 대학에서 영국여성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영국은 그에게 이방인으로서의 관찰자적 자유로움과 규정된 억압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엄격한 ‘그 자신’이 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했다. 가장 즐겨 찾았던 곳은 런던 중심에 있는 켄싱턴 파크였다. 이 공원은 다이애나 영국 황태자비가 평범한 사람들과 어울려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전통적 억압적 관습에서 벗어나 마치 ‘그 자신’이 될 수 있기라도 하듯 롤러 블레이드를 즐기던 장소로 유명하다.
어느 날 이 공원에서 한 미혼모를 만나 친해졌다. 그녀를 통해 영국 정부가 1994년 당시 미혼모에게 주당 95파운드와 주거지를 제공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미혼모에 대한 우리의 사회적 태도와 현실은 어떠한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또 당시 유럽에는 홀트아동복지원을 통해 수출되어 성장한 한국의 고아들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들을 접하면서 1980년대부터 고민해오던 계급 문제는 던져둔 채 새로운 고민에 휩싸이게 되었다. 그것은 민족, 젠더 그리고 섹슈얼리티 문제 등이었다.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 불가능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그의 고민이 불필요한 것으로 여겨지는 사회와 시대를 꿈꾸며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양대학교와 숙명여자대학교 등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여성민우회의 국제 네트워크 발전을 위해 국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섹슈얼리티와 여성에 대한 빅토리아기의 담론 형성》에 담을 글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그가 준비해온 <영국 성병방지법과 매춘여성>, <영국 빅토리아기의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잭 더 리퍼: 여성은 왜 혼자 밤길을 다닐 수 없을까?>, <여성사 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논문에 나타난 젠더와 성의 역사에 대한 문제를 정리하는 작업이 될 것이다. 그 밖에도 페미니즘은 왜 섹슈얼리티에 관심이 많은지, 여성사란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으며 제국과 젠더와 섹슈얼리티의 상관 관계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