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이의 말 ◈
지난해 금융 AI 솔루션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우리 팀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퀀트 투자와 관련된 책이 이미 시중에 있고 인터넷으로 자료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의 핵심 엔진을 만들고 운영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라면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모두 공감했다. 그렇게 팀원들은 의기투합했고 각자 주제를 맡아서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섯 명의 저자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마치 한 사람의 머리에 있는 것처럼 일관되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고, 바쁜 일상에서 원고 작업을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 강의를 병행하고 있기에 금융 AI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고 그중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직접 만들고 싶어 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분들과 이야기하면서 현실적으로 금융 지식이 있다고 하더라도 개발이 익숙하지 않거나 반대로 개발 능력이 있어도 금융 지식을 따로 습득해야 해서 퀀트 투자를 하고 싶어도 시도하지 못하고 꿈으로만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 책이 그런 분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금융 이론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쉽게 따라가며 이해할 수 있도록 경험적인 스토리 기반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코드는 상세한 예외 처리는 과감히 생략하고 주요 로직이 드러나도록 최대한 간결하게 작성했다. 또한 코드를 의미상으로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라인 단위로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어떤 단계를 구현하고 있는지 상세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책의 전반에 걸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주요 알고리듬을 난이도가 높아지는 순서로 배치해 독자들이 이해의 수준을 높여가면서 점진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만일 이 책에서 제시하는 알고리듬을 확장하거나 심화하고자 하는 독자들은 참조하고 있는 문서와 오픈 소스를 분석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 윤성진
중국의 증권 회사에서 6년여의 세월 동안 전통적인 투자와 계량화 투자로 커리어를 쌓던 중 개인적인 사정으로 갑작스레 한국으로 이주하게 됐다. 원래 수학과 통계학을 전공한 나는 한국에 와서 다시 컴퓨터 전공 학위를 취득하고 IT 기업에 입사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행히 운 좋게도 지금의 동료들과 함께 일하게 됐고, 금융 AI 연구원으로 임명돼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
로보어드바이저를 만들기로 결심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것은 여전히 밤을 새우고 생각에 생각을 짜내야 하는 일이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나는 기술과 금융이 교차하는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의 결합이 성공의 핵심임을 깊이 이해하게 됐다. 실무 경험을 쌓아가면서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관련 실무를 다룬 책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그래서 이 책을 저술하게 됐다. 지식을 전파함으로써 독자들이 점진적으로 계량화 투자의 핵심 개념과 기술을 습득하고 더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리준
주식 투자에 매료돼 투자를 시작한 지 어느덧 4년이 흘렀다. 첫 투자는 20대 중반, 로보어드바이저에 100만 원을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시작했지만, 이유도 모른 채 손실을 보고 결국 투자금을 회수했던 기억이 난다. 그 경험은 인공지능과 투자 전략에 대한 깊은 연구로 이어졌고 이 책의 탄생 배경이 됐다. 투자의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잃은 돈의 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얻은 지식이었기에, 이 책을 통해 나의 지식과 통찰을 공유하고자 한다. 이 책이 지식 없이 투자하고 손실을 경험한 많은 투자자에게 ‘이유 있는 투자’를 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 이유리
‘금융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을까?’ 경제를 공부해 본 사람은 한 번쯤 생각해 본 질문일 것이다. 이 책은 포트폴리오 최적화부터 마켓 타이밍, 팩터 투자, 딥러닝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시장을 분석하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구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방법들은 시장을 예측하는 하나의 도구로 활용될 수는 있지만 항상 투자 성공으로만 이끌 수는 없다.
이 책을 읽는 모두가 항상 주식투자로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식 투자가 수학 공식처럼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는 실패하고 좌절하는 순간을 겪을 수 있다. 이 책은 주식 투자의 정답을 제공하지 않으며, 그런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이 다양한 관점으로 시장을 분석하고 프로그래밍을 통해 그 방식을 구현하며 본인만의 투자 철학과 방법을 정립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 조민기
이 책의 마지막에 다다를 즈음, 몇몇 독자들은 위험과 변동성을 동일한 개념으로 생각할 것이다. 좋은 포트폴리오란 기대 수익과 위험의 저울 속에 존재하며, 투자자가 안전을 추구한다면 위험의 무게추를 높이는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1장에서 위험의 개념을 미래의 불확실한 현금 흐름을 사용해 정의했으나, 수식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코드를 작성하는 입장에서는 위험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할 겨를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기존에 단위 면적당 2,000달러의 농지를 600달러에 사는 행위는 어떠한 행위일까? 농지의 거래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가 가격을 낮춰서 산 만큼 농지의 변동성은 증가할 것이고 나의 투자는 위험한 투자가 될 것이다. 그러면 내 자산의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그 농지를 2,000달러와 가까운 가격에 구매해야 했을까? 2007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미팅에서 워런 버핏은 위 일화를 얘기하며 변동성은 위험의 척도가 아니라고 얘기했다. 대신 투자자가 투자 대상의 경제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때 위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에서 작동하는 로보어드바이저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책인 만큼, 주식 시장에서의 위험을 변동성으로 해석해 논지를 전개한다. 저자 또한 경제학자들이 검증한 변동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만큼 지식이 깊지 않다. 다만 실제 투자와 수학 간의 괴리에 대해서는 독자에게 변명하고 싶다. 금융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수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유연하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금융을 이해하는 한 도구로 수학을 차용했고 그 결과로 금융공학이 탄생했다. 이 책은 그러한 금융공학에 맞춰 독자들에게 ‘금융 공학으로 이익을 내는 법’에 대한 몇 가지 길을 제시한다. 투자를 생각하는 독자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참고서가 되기를 희망한다.
─ 허재웅
◈ 지은이 소개 ◈
윤성진
KAIST 전산학과에서 컴퓨터 그래픽스를 전공했으며 LG전자 전자기술원, 티맥스소프트, 액센츄어 등에서 소프트웨어 연구 개발, 미들웨어 및 모듈형 로봇 플랫폼 제품 기획 업무를 수행했다. 인공지능 전문가로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딥러닝, 자료 구조, 데이터 마이닝 등을 가르쳤다. 인공지능연구원에서 연구소장으로서 AI 솔루션 연구 개발을 총괄하면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I첨단대학원 겸직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리준
북경대학 수학과에서 응용수학, 중국인민대학 통계대학원에서 경제통계를 전공하고 중국 장성증권회사(북경)에서 6년간 계량화 투자 사업을 수행했다. 그 후 한국으로 이주해 KAIST 전산학과에서 AI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인공지능연구원에서 금융 AI 솔루션을 연구하고 개발했다. 현재는 금융 시계열 예측 관련 연구 및 개발을 하고 있다.
이유리
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를 전공했으며 인공지능연구원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서 딥러닝을 활용한 이미지인식 솔루션 및 금융 AI 솔루션 개발을 수행했다. 현재 우리은행 마이데이터 플랫폼부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근무하고 있다.
조민기
경희대학교에서 응용수학과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UNIST 수리과학부 금융수학랩에서 석사를 졸업했다. 이후 인공지능연구원에서 딥러닝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를 개발했으며 딥러닝을 활용한 시계열 데이터 분석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허재웅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UNIST에서 수학 석사를 졸업했다. 인공지능연구원에서 머신러닝을 사용해 로보어드바이저를 개발했으며 현재는 양자 컴퓨터를 사용해 금융 문제를 푸는 연구를 하고 있다.
<파이썬으로 구현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