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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연

    이준연 프로필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39년 1월 16일
  • 경력 세종아동문학회 회장
  • 데뷔 196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수상 2002년 한국동화문학상
    2000년 이주홍아동문학상
    1994년 방정환문학상
    1983년 해강아동문학상

2015.01.14.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 이준연
1.
1961년 동화 <인형이 가져온 편지>를 들고 ≪한국일보≫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렸을 때가 어제 같은데, 벌써 50여 년의 세월이 흘러갔다. 그때 나는 20대의 청년이었는데 지금은 74세의 노인이 되었다.
붓을 지팡이 삼아 더듬더듬 걸어온 동화문학의 길은 험한 산길 같았다.
바늘귀만큼 열린 눈으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은 힘겹고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한 편 두 편 동화를 쓰는 동안, 나는 신비로운 동화 속으로 빠져들었다. 동화를 쓸 때마다 느끼는 기쁨과 보람으로 나는 행복했다.
동화를 한 편 두 편 써 모아 동화 집을 지어서 어린이들에게 주는 기쁨과 보람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향 전북 고창군 해리면 안산리는 전주 이씨들이 모여 사는 한성바지 마을이다. 동쪽으로 10리를 가면 선운사가 있고 서쪽으로 10리를 가면 서해 바다가 있다. 안산을 뒤에 두고 자리 잡은 안산 마을은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다. 안산, 선운사, 서해 바다는 내 동화의 무대가 되었다. 그곳에서 1939년 내가 태어났다.
어렸을 때 나는 옛날이야기 듣기를 무척 좋아했다. 우리 할머니는 겨울이 되면 커다란 질화로 속에 밤, 은행, 고구마를 묻어 놓고 옛날이야기를 해 주셨다.
겨울밤에 듣는 할머니의 옛날이야기는 지금도 잊히지 않고 들려오는 것 같다.
할머니의 이야기 바닥이 드러나면서부터 나는 밤마다 할아버지 몰래 사랑방, 머슴방으로 가서 옛날이야기를 들었다. 할아버지 담배를 훔쳐다가 머슴에게 주고 이야기를 듣다가 할아버지한테 들켜서 종아리를 맞기도 했다.
“이야기를 너무 좋아하면 가난하게 산단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나한테 들어라.”
“할아버지 이야기는 다 들었어요. 그런데 이야기를 좋아하면 왜 가난해요?”
나는 할아버지 말씀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물었다.
“일은 않고 이야기만 들으니 어떻게 부자가 되겠느냐?”
할아버님의 말씀이 옳았다는 것을 나는 서울로 이사를 와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어렸을 때 들었던 전래 동화와 농촌 생활의 이야기는 내 동화의 뿌리가 되었다.
내 동화의 반은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과학의 문명 속에 우리의 농촌은 가라앉고 있다. 따듯한 인정과 아름다운 풍속과 자연이 파괴되어 가는 오늘의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는 사라져 가는 우리의 옛것을 어제를 모르는 어린이들에게 주려고 우리 것이 담긴 우리의 동화를 쓰고 있다. 한국의 어린이들에게 한국의 동화를 주어 한국 어린이로 자라게 해 주고 싶다. <할머니의 노래>, <바람을 파는 소년>, <보리바람>, <까치산 산지기>, <머슴새 이야기>, <감나무골 로봇>, <종이 위에 지은 집>, <대추나무 집 쌍둥이> 등등이 내 동화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2.
전주 신흥중·고등학교를 거쳐 1959년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다. 2년 뒤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에 편입했고 1962년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는 고향 집으로 내려가서 농사를 짓게 되었다.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농사일을 알지도 못하고 할 줄도 몰랐다. 일꾼들과 함께 논밭으로 나갔지만, 일은 하지 않고 허수아비처럼 논두렁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어떤 날은 참거리로 가져온 술을 쫄랑쫄랑 먹어 치우고 보리밭 이랑에 누워서 쿨쿨 잤다. 그때 얻은 내 별명이 ‘논두렁 샌님’이다.
신춘문예, 신인예술상에 당선이 되어도 원고 청탁은 오지 않았다.
나는 무작정 기다릴 수 없었다. 그래서 ≪아동문학≫, ≪새벗≫, ≪소년≫ 등에 작품을 보냈다.
“…읽어 주시고 괜찮으면 발표해 주십시오….”
가뭄에 콩 나듯이 내 동화가 발표되었을 때의 기쁨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할머니! 내가 지어낸 이야기가 여기 나왔어! 할머니!”
나는 동화가 실린 잡지를 할머니와 어머니 앞에 펴 놓고 자랑을 했다.
“이야기를 좋아하더니 이야기쟁이가 되었구나! 후후후, 오늘 저녁에는 내가 옛날이야기를 해 주마. 어서 니 이야기 읽어 도라.”
“어머님, 제가 읽어 드릴게요.”
내 동화를 읽던 어머니와 귀 기울여 듣던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때의 동화가 바로 <할머니와 담뱃대>다.
“니 성하고 니가 내 담뱃대를 감춘 얘기로구나, 후후….”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으셨다.
그때, 할머니와 어머니는 내 독자가 되어 준 셈이다.
전래 동화집을 50여 권 낸 것도 할머니의 영향을 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비 오는 날은 들에 나가지 않고 사랑방 방문을 잠그고 앉아 논두렁에서 구상했던 동화를 썼다.
한 편 두 편 작품이 모아지는 재미를 느끼면서 열심히 글을 썼다. 촛불에 머리카락과 눈썹을 태우는 일이 많았다.
“새벽닭이 울었다. 글 그만 쓰고 어서 자거라.”
어머님은 아침을 들고 와서 애원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어머님은 내 시력이 더 나빠질까 봐 걱정이 컸다. 어머니는 내 바늘귀 눈 때문에 가슴을 졸이면서 사셨다.
내 첫 동화집 ≪인형이 가져온 편지≫를 눈물을 흘리면서 읽던 어머님은 내 마음의 등불이 되어 동화 나라로 가는 길을 밝혀 주었다.

백내장, 늑막염, 담석, 위암은 그림자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나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동화를 생각하고 글을 썼다. 동화에 대한 욕망은 병마와 싸우는 무기가 되었다. 내가 동화를 쓰지 않았다면 나는 벌써 저승으로 갔을 것이다.
“이젠 글 그만 쓰고 쉬어요. 건강도 생각하고, 4남매 시집 장가도 보내려면 오래오래 살아야 해요.”
“욕심도 많구만. 그만큼 썼으면 됐지 뭘 더 욕심을 부려….”
나를 사랑하는 가족들과 친우들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똑같은 말을 한다.
“내가 한 약속 잊었어? 약속을 지키려면 10년은 더 동화를 써야 해. 나는 지금 사인펜으로….”
나는 1978년 한국아동문학상 시상식 때 수상 소감으로 말했던 약속을 잊은 적이 없다.
“…나는 지금, 만년필로 글을 씁니다. 시력이 나빠지면 플러스펜으로 글을 쓰고, 더 나빠지면 사인펜으로 글을 쓰고, 더 나빠지면 손가락에 잉크를 찍어서 동화를 쓰겠습니다.”
“너 말 참 잘했다. 100살 먹을 때까지 동화 써라….”
뒤풀이 술자리에서 이원수 선생님이 내 손을 꼭 쥐면서 하시던 말씀을 나는 기억하고 있다.

나는 동화집을 짓는 목수가 되어 동화 집을 많이 지어서 동화 나라 남쪽에 ‘이준연 동화 마을’을 만들고 어린이들을 초대하려고 한다.
“똑딱 뚝딱… 쓱싹쓰윽싹….”
나는 오늘도 도깨비처럼 망치 소리, 톱질 소리를 내면서 신바람 나게 초가삼간 동화 집을 짓고 있다.

작품 및 수상 연보

1961년 동화 <인형이 가져온 편지>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1962년 동화 <지워지지 않는 일기>로 신인예술상 아동문학 부문 수석 당선.
1972년 동화집 ≪인형이 가져온 편지≫(기독교서회) 출간.
1975년 장편 소년소설 ≪철새들이 돌아오는 작은 마을≫로 ‘광복 30주년 기념 문학창작상’ 아동문학 부문 수상.
1978년 ≪마음의 꽃다발≫(소년한국일보), ≪철새들의 고향≫(어문각) 출간. 동화집 ≪마음의 꽃다발≫ 중 <구슬이 된 목걸이>로 제4회 한국아동문학상 수상.
1979년 ≪비둘기를 탄 다람쥐≫(견지사), ≪별들이 열리는 나무≫(서문당) 출간.
1980년 ≪잃어버린 얼굴≫(교학사), ≪푸른 하늘에 붉은 구름이≫(효성사) 출간. 동화 <까치를 기다리는 감나무>로 제13회 세종아동문학상 수상.
1981년 ≪날아다니는 다람쥐≫(효성사), ≪별들은 어둠속에서≫(아리랑) 출간.
1982년 ≪밤에 온 눈사람≫(창작과비평), ≪햇빛은 땅속에도≫(삼성당) 출간. 동화집 ≪날아다니는 다람쥐≫로 제3회 한국어린이도서상 수상.
1983년 ≪개구리 나라≫(홍신출판사), ≪봄이 흐르는 강≫(여울), ≪하루 나라 하루 왕≫(산하), ≪참새가 되었던 날≫(꿈나무), ≪통일의 메아리≫(일선출판사) 출간. 동화집 ≪밤에 온 눈사람≫으로 제3회 해강아동문학상 수상.
1984년 ≪개구리와 봄바람≫(예문당), ≪할머니의 노래≫(금성출판사), ≪산에서 뜨는 별≫(꿈나무), ≪세 발 강아지≫(창작과 비평), ≪엄마야 달이 뜬다≫ (금성출판사), ≪산에서 뜨는 별≫(꿈나무), ≪밤하늘의 비둘기≫(효성사) 출간.
1985년 ≪뿔 없는 꽃사슴≫(금성출판사), ≪도깨비가 된 허수아비≫(햇빛출판사), ≪즐거운 잔칫날≫(정한출판사), ≪네잎클로버의 눈동자≫(동아일보), ≪북한 땅 탐험대≫(효성사) 출간. 동화집 ≪도깨비가 된 허수아비≫로 제6회 대한민국문학상 아동문학 부문 본상 수상.
1986년 ≪뻐꾸기의 노래≫(효성사) 출간.
1987년 ≪까치를 부르는 아이≫(종로서점), ≪바람을 파는 소년≫(카톨릭출판사), ≪뻐꾸기 소녀≫(아동문예), ≪지워지지 않는 일기≫(대교문화), ≪두 개의 얼굴≫(효성사), ≪바람과 새≫(꿈나무) 출간.
1988년 ≪금을 파는 도깨비≫(교육문화사), ≪까치산의 메아리≫(효성사) 출간.
1989년 ≪별나라 칠 공주≫(휘문출판사), ≪도깨비 삼총사≫(휘문출판사), ≪하늘 아래 둘도 없는 나라≫(새소년), ≪감나무골 로봇≫(대원사), ≪목마 할아버지≫(교육문화사), ≪수염 난 아이들≫(서강출판사), ≪산 너머 메아리≫(한국안보교육협회), ≪생일 나무≫(보림출판사) 출간.
1990년 ≪뿔난 아이≫(새소년), ≪종이새가 된 편지≫(현암사), ≪아파트와 초가집≫(윤성) 출간.
1991년 ≪도깨비와 눈사람≫(문공사), ≪까치를 기다리는 감나무≫(오늘), ≪꽃신을 찾는 어머니≫(오늘), ≪키다리를 만드는 난쟁이≫(동지), ≪종소리를 따라간 도깨비≫(늘푸른출판사), ≪대추나무 집 쌍둥이≫(윤성), ≪아기 토끼 꾀돌이≫(대연출판사), ≪검정 우산≫(한국프뢰벨), ≪산속의 우체통≫(한국프뢰벨) 출간.
1992년 ≪천사가 준 시험문제≫(학원출판공사), ≪꽃씨들이 사는 마을≫(덕암출판사), ≪도깨비 나라 로봇 대통령≫(지경사) 출간.
1993년 ≪가을 매미≫(중원), ≪무지개를 만드는 천사≫(윤성), ≪아기 토끼가 쓴 편지≫(한국프뢰벨), ≪산새를 부르는 반달곰≫(한국프뢰벨), ≪집 없는 산돼지≫(한국프뢰벨), ≪겨울 산을 지키는 호랑이≫(한국프뢰벨), ≪로봇 나라 도깨비 대통령≫(새벗) 출간. 소년소설 <오백나한>으로 한국불교아동문학상 수상.
1994년 ≪춤추는 허수아비≫(현암사), ≪걸어 다니는 눈사람≫(덕암출판사) 출간. 동화집 ≪무지개를 만드는 천사≫로 방정환문학상 수상.
1995년 ≪하모니카 아파트≫(꿈동산), ≪염라대왕의 비디오≫(지경사) 출간.
1996년 ≪민들레꽃이 된 눈사람≫(한교), ≪쑥돌이와 꽃띠와 반달이≫(덕암출판사) 출간.
1997년 ≪거꾸로 나라 임금님≫(삼성당), ≪소라 피리≫(문원), ≪하늘로 날아 간 산토끼≫(덕암출판사) 출간.
1998년 ≪나무를 심는 토끼들≫(한국프뢰벨), ≪전쟁 이야기≫(눈열린교육), ≪도깨비와 산타 할아버지≫(삼성당), ≪꿈꾸는 매미≫(학원출판공사), ≪우리는 사이좋은 친구≫(학원출판공사), ≪반딧불이야 고마워≫(학원출판공사) 출간. 동화집 ≪소라피리≫로 어린이문화대상 본상 수상.
1999년 ≪서울 참새≫(대교출판) 출간.
2000년≪매미 합창단≫(여명) 출간. 동화집 ≪서울 참새≫로 이주홍아동문학상 수상.
2002년 ≪그림자 없는 아이≫(예림당) 출간. 동화 <하얀 발자국>으로 한국동화문학상 수상.
2001년 ≪풍년 고드름≫(문원), ≪걸어 다니는 천사≫(문공사), ≪푸푸는 물을 좋아해≫(학원출판공사), ≪나처럼 헤엄칠 수 있어≫(학원출판공사) 출간.
2002년 ≪보리 바람≫(지경사), ≪두두리 나라 임금님≫(여명), ≪바람을 파는 소년≫(예림당) 출간.
2003년 ≪아버지의 그림자≫(오늘), ≪하늘에서 내려온 고양이≫(세상모든책) 출간.
2006년 ≪마지막 장승≫(효리원) 출간.
2007년 ≪구슬이 된 목걸이≫(아동문예), ≪거꾸로 나라 임금님≫(삼성당) 출간.
2008년 ≪종이 위에 지은 집≫(삼성당) 출간.
2009년 ≪참새와 허수아비≫(효성사) 출간.

해설 - 권혁준
1958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했다. 공주교육대학교를 졸업했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김남천 소설 연구’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교원대학교 대학원 국어교육학과에서 <문학이론의 시교육적 적용에 관한 연구>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초등학교 교사와 고등학교 교사를 역임했으며, 현재는 공주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0년에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해 시 창작을 하기도 했으나,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로 부임한 뒤 아동문학 연구와 평론에 힘을 기울여 아동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서교육의 이론과 방법≫(공저), ≪문학이론과 시교육≫, ≪초등 국어 수업의 방법≫(공저), ≪아동문학의 이해≫(공저), ≪살아 있는 동화 읽기≫, ≪깊이 있는 삶 읽기≫(공저) 등의 책을 냈다.

<이준연 동화선집>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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