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두 박 씨에게 “나다운 게 뭘까 대체?” 갑작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정적이 흐르는 틈 사이로 아이가 거꾸로 우물쭈물 물어온다. “엄마, 다운은 무슨 뜻인 거야?” 7살 아이에게 ‘다운’의 뜻을 설명해 주었다. 잠깐 고민하는 듯하더니 큰 목소리로 자기다운 게 무엇인지 설명을 해주겠단다. “엄마, 나다운 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거야. 맞지?” 마치 1 더하기 1은 2라 말해 주는 듯한 표정으로 본인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7년 차 인생도 ‘나답다’의 질문에 금세 대답할 수 있는데, 왜 34년 차인 나는 어느 한 마디조차 꺼내기 어려운 것일까? 아이는 한참을 더 고민하던 나에게 엄마답다는 본인만의 정의를 하나 꺼내 주었다. ‘엄마는 에어컨 바람은 추워하고 이불 덮는 건 더워하는 사람.’ 나를 알아보려 글을 쓰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나는 갈팡질팡 헤매고 있다. 나의 속을 열어보아도 해답이 손에 걸리지 않는 듯해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가지씩 붙잡고 써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