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디 접속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강제 새로 고침(Ctrl + F5)이나 브라우저 캐시 삭제를 진행해주세요.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리디 접속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파악하고 대응 방법을 안내드리겠습니다.
테스트 페이지로 이동하기

김향이

    김향이 프로필

  • 국적 대한민국
  • 출생 1952년 10월 27일
  • 학력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 학사
  • 경력 문학아카데미 동화동문회 회장
  • 데뷔 1991년 동화 `세발자전거`
  • 수상 2001년 제34회 세종아동문학상
    1993년 제23회 삼성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1991년 계몽아동문학상 단편동화 부문
  • 링크 공식 사이트

2015.01.20.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저자 - 김향이
1952년 한국전쟁 중에 전북 임실 산골에서 태어났다.
밤낮으로 두려움에 떨고 굶주리던 시절이었다. 어머니 젖은 말라붙었고 나는 제비 새끼처럼 보챘다고 했다. 이듬해 여름, 휴전이 되고 우리 마을에도 평화가 찾아왔다.
젖배 곯아 병치레만 하던 나도 걸음마를 시작했고 비로소 사람 구실을 하게 되었다.
봉황산에 부엉이 우는 밤이면 어머니는 호롱불 심지를 돋우고 바느질을 하셨다.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그림자놀이를 하셨는데 그 무렵 내 장난감은 어머니 반짇고리 속의 색동천이었다.
우리가 살던 산골에도 유엔 구호품이 들어왔다. 내 나이 여섯 살 무렵이었다.
미국 아이가 입던 원피스를 얻어 입고 아기 천사 모양의 고무 인형을 받아 들고 팔짝팔짝 뛰던 기억이 난다.
얼마지 않아 내 인형은 온몸에 잇자국이 나 버렸다. 젖니가 나기 시작한 남동생이 잘근잘근 깨물었기 때문이다. 어린 동생을 때리고도 분이 안 풀려 온종일 울었는데 어머니가 달래다 못해 헝겊 인형을 만들어 주셨다.
그날 면사무소에서 퇴근해 오신 아버지가 만년필로 인형 얼굴을 그려 주었다. “우리 행이 닮게 그려야지” 하고. 지금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른다. 아주 또렷이.
그러나 헝겊 인형도 오래 데리고 놀지 못했다. 남동생이 요강에 빠트려 버렸으니까.
만년필 잉크가 번져 두엄 더미에 던져진 인형을 보고 한나절을 울어도 어머니는 모른 체하셨다. 어머니 반짇고리를 뒤적거려 내 손으로 인형을 만들었는데 횃대에 걸린 어머니 한복을 잘라 인형 옷을 만들었다. 그때부터 인형 바느질을 시작했고 인형 데리고 놀며 이야기를 지어내는 상상 놀이를 했다.
열 살 되던 해에 직장을 옮긴 아버지를 따라 서울로 이사를 왔다. 전학하던 날 바로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나는 학교에 가기 싫어서 아침마다 꾀병을 부리고 결석을 했다. 아버지는 결석을 자주한다고 나무라는 대신 만화책을 빌려다 주셨다.
만화책 읽는 재미에 푹 빠졌을 즈음, 아버지는 더 이상 만화책을 빌려 오시지 않았다.
어느 날 동생이랑 아버지 손목 잡고 간 곳이 도서관이었다. 그날 아버지는 사서 선생님께 “우리 아이들이 책을 읽을 때마다 도넛을 주십시오” 하고 도넛 상자를 맡기고 나가셨다. 나는 아버지 말씀이 떨어지자마자 서가로 달려가 글자가 크고 그림이 많고 얇은 책을 찾아 읽었다.
이솝우화집을 읽고 도넛을 상으로 받아먹은 다음, 혹부리 영감, 콩쥐팥쥐, 흥부놀부… 마구 읽었다. 이날 도넛보다 책이 더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도서관에 다녀온 날은 대문턱에 앉아 동네 아이들에게 책 읽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내 이야기 밑천은 떨어지지 않았다. 언제고 도서관에 달려가면 되었으니까.
어느 날 월요조회 때 전교생이 보는 데서 독서 감상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날부터 촌뜨기라 놀림을 당하지 않았고 더 이상 결석도 하지 않았다.
최우수상을 탄 것을 대견하게 여긴 아버지가 열 살 생일 선물로 ‘계몽사 세계소년소녀 아동문학전집’을 사 주셨다. 도서관에 돌려주지 않아도 될 내 책이 50권이나 생긴 뒤로 잠자는 시간도 아까웠다. 밤늦도록 책을 읽으면서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나도 이렇게 아름다운 글을 쓰는 사람이 되어 아버지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다’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도 글짓기 상은 내 차지였다. 하지만 우쭐했던 학교 생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아버지가 직업을 잃고 집을 나가신 뒤로 어머니 눈에 눈물 마를 날이 없었으니까.
나는 있는 듯 없는 듯 말수 적은 아이가 되었다. 그때 책에서 읽은 소공녀 사라의 ‘있는 셈 치고 놀이’가 떠올랐다.
‘아버지가 집에 있는 셈 치고’ ‘맛있는 밥상이 있는 셈 치고’ 그렇게 어려운 시절을 견뎌 냈다.
모든 일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악몽 같은 긴 밤이 지나고 새날이 밝았으니까.
여고 졸업 후에 직장 생활을 하다가 오래 사귀던 남자와 결혼을 하고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면 아이는 이야기가 끝나는 게 서운해서 그다음에 어떻게 됐냐고 물었다.
“그다음 이야기는 네가 지어 봐” 하고 옛날이야기의 주인공을 인형으로 만들어 주었다.
아이는 인형을 데리고 놀며 이야기를 지어냈다. 내가 어려서 인형을 데리고 상상 놀이를 했던 것처럼 말이다.
책을 즐겨 읽는 아이를 보고 작가가 되어 아버지의 자랑거리가 되고 싶다던 꿈을 떠올렸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세상 모든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쓰고 싶었다.
서른일곱 되던 해 ‘샘터 엄마가 쓴 동화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정채봉 선생님 제자가 되었다.
1991년 <베틀 노래 흐르는 방>으로 ‘계몽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열 살에 꾼 꿈을 마흔 살에 이루게 되었다.
딸아이 고 3 때, 마흔일곱 나이로 방송통신대학 국문과 공부를 시작했다. 딸에게 공부하라는 잔소리 대신 공부하는 자세를 보여 주기 위해 시작한 공부였다. 방통대를 졸업할 때까지 ≪내 이름은 나답게≫, ≪쌀뱅이를 아시나요≫ 외에 네 권의 작품집도 냈다. 나는 무엇이고 마음만 먹으면 해내고 마는 근성을 아이들에게 몸소 보여 주려고 노력했다. 남편은 내친김에 대학원까지 마치라고 독려했지만 척추 수술 후유증으로 고생하던 때라 대학원 공부는 포기했다.
2003년 ≪달님은 알지요≫가 MBC <느낌표!> 선정도서가 된 뒤로 전국으로 초청 강연을 다니게 되었다. 책과 멀어진 아이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고 온 날이면 작가와의 만남에 회의가 들기도 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작품을 쓰는 게 훨씬 생산적이란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 책 읽는 재미를 알지 못하는 아이들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 손에 책을 들려 줄까 고민하다가 생각해 낸 것이 인형이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책 속의 주인공 인형을 만들어 주어 상상력을 자극했던 것처럼, 책 속의 감동적인 장면을 인형으로 연출해서 보여 주자는 생각을 했다.
이때부터 인형을 수집하고 만드는 일에 매달렸다. 이 작업이 나의 두 번째 꿈이 되었다. ‘동화나라 인형의 집 박물관’을 짓고 어린이 인성 교육에 여생을 바치기로 작정한 것이다.
2005년 푸른숲 사옥 인형 전시회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김해, 인천, 창원 등지에서 2012년까지 아홉 번의 ‘인형으로 읽는 동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를 본 아이들은 책 내용이 궁금해질 거고 책을 읽다 보면 꿈을 찾아낼 터이다. 꿈꾸는 동안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할 거고 노력하는 삶이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나는 어려서 인형 놀이로 상상력을 키우고 책을 읽으며 꿈을 찾았기에 운명을 개척할 수 있었다. 이제 자라나는 이 땅의 아이들이 책을 통해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싶다.

작품 및 수상 연보

1991년 <베틀 노래 흐르는 방>으로 제10회 계몽아동문학상 단편동화 부문 당선.
1993년 <달님은 알지요>로 제23회 삼성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당선.
1994년 ≪달님은 알지요≫(비룡소), ≪보이니?≫(계몽사), ≪전봉준≫(계몽사), ≪촌뜨기 돌배≫(바오로딸) 출간.
1995년 ≪다자구야 들자구야≫(중앙일보사), 수필집 ≪눈부시게 푸르른 날에≫(바오로딸), ≪비밀이야≫(바오로딸) 출간.
1996년 ≪미미와 삐삐네 집≫(대교출판) 출간.
1997년 그림책 ≪시간도둑이 누구게≫(중앙일보사), ≪흰구름이 그린 그림≫(중앙일보사), ≪몽실이와 이빨천사≫(웅진출판), ≪흰머리산 하늘연못≫(두산동아) 출간.
1999년 ≪내 이름은 나답게≫(사계절), ≪우리 집 보물≫(바오로딸) 출간.
2000년 ≪쌀뱅이를 아시나요≫(파랑새어린이) 출간.
2001년 <쌀뱅이를 아시나요>로 제29회 세종아동문학상 수상. ≪나답게와 나고은≫(사계절), ≪나는 책이야≫(푸른숲), ≪내 친구 왕뚜껑≫(두산동아) 출간.
2002년 ≪날개옷 이야기≫(파랑새어린이), ≪울보 떼쟁이 못난이≫(비룡소) 출간.
2003년 ≪나는 쇠무릎이야≫(푸른책들), ≪무녀리네 엄마 개순이≫(두산동아) 출간.
2004년 ≪꾸러기 강아지 단추와 뭉치≫(비룡소) 출간.
2005년 ≪붕어빵 한 개≫(푸른숲) 출간.
2006년 ≪칠공주 집≫(파랑새어린이), ≪오시오 자시오 가시오≫(중앙랜덤하우스), ≪바람은 불어도≫(비룡소), ≪우리 할아버지입니다≫(삼성출판) 출간.
2009년 ≪꿈꾸는 인형의 집≫(푸른숲), ≪견우직녀≫(비룡소),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아이≫(어린이작가정신) 출간.
2012년 ≪우리 집엔 형만 있고 나는 없다≫(푸른숲), ≪맹꽁이 원정대 몽골로 가다≫(비룡소), ≪연오랑과 세오녀≫(비룡소), ≪꽃님이≫(어린이작가정신) 출간.

해설 - 차성연
1972년 서울에서 출생했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10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으로 등단했다. 주요 논문 및 평론으로 <만주 이주민 소설의 주권지향성 연구>, <사막에서 살아가기>, <이야기의 변이(變異/變移)> 등이 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강의 중이다.

<김향이 동화선집> 저자 소개

김향이 작품 총 3종





본문 끝 최상단으로 돌아가기

spinner
모바일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