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 한재윤
학부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서울 신인 복싱 선수권 대회를 준비하며 매일 10km를 뛰고, 고등부 선수들과 두 시간의 훈련을 소화했다.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했으나 토너먼트 두 번째 시합에서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재능의 벽이 있다는 걸 절감했다. 벽을 마주한 순간 복싱을 그만두고, 출판사 편집자의 길을 선택했다. 한때 여의도에서 일하며 수천억 원의 연 매출을 목격했으나 국세청 본청에서 통보 없이 찾아오기도 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름 없는 대필 작가로 활동하며 성공했다고 자부하는 수많은 이를 만났다. 모두 자신의 성공에 의미를 부여하며 책으로 성공 신화를 남기고자 했으나, 10년 후에도 부를 지켜낸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직간접적으로 만난 성공했다는 이들 중 파산하거나 소송 중인 경우는 흔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도 있었다.
성공은 성실함이나 실력, 재능 너머의 것을 요구한다는 것, 특히 성공의 단맛을 유지하는 건 사람의 힘으로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를 지키고 확장하는 것을 넘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까지 부자로 만들 수 있는 이들이 성공과 부의 이유로 한결같이 ‘운이 좋았다’라고 고백하듯 말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간의 경험과 성공한 이들의 지혜를 빌려 이 책을 집필했다.
아들뻘 되는 이와 주짓수 시합에서 만나서 졌지만, 이십 대 시절 복싱 시합에서 졌던 때처럼 분하지 않은 사십 대가 되었다. 주짓수에 패배란 없다. 이기거나 배우거나 두 길뿐이다. 사는 것 역시 성공 또는 더 큰 성공을 위한 준비뿐이다. 사람은 자신이 그리는 대로 그려지는 존재라는 걸 믿으며, 적게 일하고 큰 행복을 누리기 위해 오늘도 고민 중이다. 행운을 불러오는 시그널처럼 “나는 운이 좋다.”라고 늘 되뇐다.
<크랙>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