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오병욱
1959년 대구 삼덕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새로 생긴 미술이론전공으로 졸업했다. 처음부터 오로지 작가로서의 정신재무장을 염두에 두었기에 작가를 명민한 이론가로 기대하는 여러 선생님과 선배들이 못내 부담스러웠다.
강남구 청담동에 갤러리 가 처음 생길 때부터 약 3년간 큐레이터로 일한 저자는 작가로서의 꿈을 접은 채 이리저리 떠밀려 다니며, 오후에 출근해도 되는 공인 받은 게으름뱅이 큐레이터로 밤에는 인근에 있던 선후배 작업실을 돌아다니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고 몸이 근질거려 주로 당구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러다 삶과 예술을 한데 묶어 화해시키지 않으면 그림을 그릴 수 없으리라는 두려움에 1990년 5월에 할머니 혼자 사시던 경북 상주 시골집으로 내려가 지금까지 오래된 빨간 양철지붕 집에서 아내랑 아이랑 살고 있다. 집안에 있는 텃밭을 겨우 가꾸고, 낚시를 배웠고, 나무를 좋아하게 되어 목공일에 재미를 붙여가고 있는 중이다.
1993년 갤러리 에서 ‘눈 덮인 산’을 주제로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고 1994년 이후 앙가쥬망 동인전에 여러 해 출품하게 되었다. 모든 공모전, 단체전, 그룹전 모조리 피해 다니다가 드디어 꼬임에 넘어간 것이다. 1996년 갤러리 에서 ‘밤하늘에 빛나는 별’을 주제로 세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1998년 상주 인근을 휩쓴 수해로 공검면 중소리 폐교작업실이 하룻밤에 사라지고 박영택 선생이 주선하던 인사동 개인전이 취소되었다. 2001년 대구 공산갤러리에서 바다를 주제로 네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학고제 화랑의 ‘사불산 윤필암’전에 출품했다. 2004년 스타타워갤러리에서 바다그림만으로 다섯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낙동강에서 200미터쯤 떨어진 교실 세 개짜리 폐교로 아침마다 아내가 싸준 도시락을 들고 열심히 출근하는 중이다.
<빨간 양철지붕 아래서>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