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8체질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은 건 의사가 아니라 환자로서였다.한의대 본과 3학년, 나는 갑상선항진증(그레이브스병)으로 무너졌다. 처방받은 갑상선 약 안티로이드는 병을 누르는 동시에 온몸을 발진으로 덮어버렸다. 약을 끊자니 병이 두렵고, 약을 먹자니 몸이 견디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미 8체질을 공부하고 있던 터였지만, 머리로 알던 것이 정작 내 몸 앞에서는 무력했다.결국 나는 약을 끊는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8체질의 원칙대로 내 몸을 다스리기 시작하면서, 거짓말처럼 회복되었다. 3년을 짓눌렀던 병이 그렇게 풀려나갔다. 의학이 머리에서 몸으로 옮겨오던 그 시간과 경험이 이후 방향을 결정지었다.처음 한의학을 만난 건 2005년이었다. 한의학과 함께한 지 22년, 8체질을 공부한 지 20년, 그중 임상에서 환자를 본 시간이 16년이다. 수많은 환자를 만나는 동안 나는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답을 확인했다. “같은 병을 가진 두 사람이 다른 길을 걷는 이유, 그 출발점에는 거의 언제나 체질이 있었다.”8체질을 만나고서야 나는 비로소 환자를 ‘제대로 보는’ 법을 배웠다. 같은 음식이 누구에게는 약이 되고 누구에게는 독이 되는 이유, 같은 처방이 어떤 이에게는 듣고 어떤 이에게는 듣지 않는 이유…. 모든 차이의 시작에는 체질이 있었다.진료실에서 나는 손끝으로 맥을 짚는다. 프로야구 선수, 프로농구 선수, 직장인, 학생, 아이를 키우는 부모까지…. 한 사람 한 사람의 맥을 읽어내며 그 안의 장부 구조를 만나는 일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레는 작업이다.이 책은 그 임상의 기록이자, 한때 환자였던 내가 8체질을 통해 얻은 회복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다는 바람의 결과물이다.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8체질이 이 책을 통해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기를, 그래서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그리고 자신을 조금 더 잘 이해하게 되기를 바란다.
<체질혁명>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