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숙진(朱淑眞, 1135?∼1180?)
송대(宋代)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다. 한때 문헌의 오기 탓에 ‘주숙정(朱淑貞)’으로 잘못 불리기도 했으나 현재는 주숙진이 본명으로 통용된다. 명확한 생졸년에는 이견이 많지만, 대개 1135년경에 태어나 40여 년을 살다 1180년경 사망한 전당(錢塘, 현 항저우) 출신 인물로 추정한다.
후대의 여러 문헌은 그녀가 무지한 부모의 판단 탓에 교양 없고 무식한 시정배와 혼인하여 불행했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그녀가 직접 남긴 시와 산문(〈춘일서회〉, 〈선기도기〉 등)을 살펴보면 사실과 다르다. 실제 주숙진은 예술품 수집을 즐기던 절서 지방 관리의 딸로 유복한 사대부 가정에서 자랐으며, 남편 역시 시정배가 아닌 지방 관리였음을 알 수 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즐기고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지녔던 그녀는, 자신의 지성과 감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의 애정 없는 결혼 생활 속에서 깊은 절망을 겪었다. 결국 갈등 속에서 비극적인 여생을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 사후 그녀의 부모는 출가한 딸이 남긴 뜨거운 감정의 애정 시사(詩詞)들이 가문의 오명이 될까 두려워 모두 불태웠다. 다행히 화를 면한 일부 작품이 후대에 수집되어 《단장집(斷腸集)》으로 편찬되었고, 이를 통해 불행했던 천재 여성 작가의 뛰어난 문학성과 짙은 우수(憂愁)를 오늘날까지 엿볼 수 있다.
윤혜지
국립 타이완사범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외래교수를 거쳐, 현재는 동국대학교 중어중문학과의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말하지 않음의 미학, 강기사의 정서 표현 방식 연구〉(2025), 〈명·청 시기 안휘 동성의 방씨 여성시 고찰〉(2024), 〈중국 고대 여성 작가의 서호시사〉(2023), 〈중국 산동 지역 여성 작가 시 고찰〉(2022), 〈청대 여시인 서소화의 《서도강시》 제재 고찰〉(2021), 〈원대 문언 필기 소설 《춘몽록》 속 창화시사 시탐〉(2020)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전 시가이며, 최근에는 중국 고대 여성 문학에 중점을 두고 연구를 확장하고 있다.
홍병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배화여자대학교의 겸임교수와 단국대학교 외래교수를 거쳐,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통번역학과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방언 만사의 출구, 엄정성을 담보한 완약사로의 개선〉(2025), 〈허난설헌의 내방가사에 드러난 중국적 감성지식의 수용 방식〉(2024), 〈안수가 노래한 염정과 한정, 북송의 아사파를 선도하다〉(2023), 〈당송사 유파 형성의 알고리즘〉(2022), 〈화간사인들의 절대감성〉(2021), 〈《화간집》의 제3인자인 이순 사의 고찰〉(2020)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중국 당·송대의 사 문학 속에 내재한 사인들의 감성에 주목해, 사 문학의 감성을 조명하는 데에 관심을 가지며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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