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권인걸
스물한 살이 되던 해 여름에
입대했다.
입대 전날 깎은 빡빡 머리가
생각보다 흉측하지 않아서
만족했다.
훈련병 생활을 했던 이기자 부대는
한여름인데도 밤엔 시원하고
별이 잘 보여서 좋았다.
자대 생활을 했던 30사단에서는
라디오를 마음껏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틈만 나면 했던 PX 내기가,
온갖 몸 개그가 난무했던 족구가,
취침 시간에 몰래 했던 수다가,
야간 근무 후에 먹던 라면이 좋았다.
그리고 이 모두를 함께 했던 사람들이 좋았다.
22개월간의 군 생활은
그렇게 지나갔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그다음의 이야기.
조금은 특별했던,
전역 후 42일간의 기록이다
<전역한 다음날 집을 나갔다>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