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티어라이너
한량. 즐기지 못하고 여유롭지 못하면 하지 않기에 결과물이 드물다. 천성이 그러하니 나태를 죄악시하는 사회관계는 순조롭지 못하고 어색하다. 몽상을 즐기고 음악을 사랑하며 평등, 평화를 지향하지만 실상은 형편없이 물욕적이다. 헬스와 수영을 좋아하지만 뒹구는 것만 못하다. 작곡을 하고 노래하는 걸 좋아하지만 곡 작업의 스트레스에는 치를 떤다. 소통을 좋아하지만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잘한다. 음악을 배운 적도 없으면서 얄팍한 열정으로 음악씬에 발을 담갔다가 인복이 있어 앨범을 내고, 드라마와 영화 음악도 했다. 사회가 부여한 뮤지션이라는 허울 좋은 관을 머리에 얹고는 그간 본업인 한량질에 열중했다. 최근 8년 만에 정규 2집 앨범 [잿빛 정원]을 출시하고 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개시하고 있다.
“개인의 게으름과 시스템의 재촉 사이는 한강보다 넓더라. 하고 싶은 말은 참고 거르고 버리고 일기에나 끄적거릴 일인데 천성이 떠벌리기를 좋아해서인지 음악에 만족치 못하고 책을 썼다. 뮤지션이나 작가나 결국 제 얘기 들어달라고, 제 마음 함께 공감해달라고 안달 난 사람들이 아닐까. 남기지 않아도 삶은 흘러가거늘, 소멸하는 감상이... 아쉬워 영역표시에 아래곳을 내리고 치부를 드러냄은 병이라 할 것이다.”
<느린 청춘, 문득 떠남>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