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상우
언제부터인지 한밤의 운동장을 달리기 시작했다. "몸과 화해하고 싶었죠." 이렇게 멋지게 말하고 싶지만, 그런 멋진 시작은 없었다. 언제부터, 왜 뛰기 시작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어쩌면 태어나 처음으로 한 말을 모르는 것과 비슷할지도. "사람 살려!"였다고 뒤에 들었지만, 그건 분명 아닐 것이다. 그냥 뛰고 있었고 두근거리는 심장과 규칙적인 호흡이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한밤의 운동장을, 거리를, 강변을 달리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그건 정말 사람 살려 달라는, 살아 있다는 절박한 몸짓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달리기는 비상하는 새의 날갯짓과도 같다. 먼저 밝혀 두건대 이 글은 <갈매기의 꿈>에 대한 소박한 오마주이기도 하다. 조나선과 지안이라는 주인공의 이름을 그 작품에서 감히 차용했다. 이 책엔 하늘을 나는 갈매기도 없고 한계를 돌파하는 고속비행도 없지만 그 대신, 날개 없는 두발짐승들의 좀더 현실적인 고민들이 담겨 있다. 좋은 글쓰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달리고 달릴 뿐이다.
<한밤의 운동장 달리기>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