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수
여섯 살 때부터 엄마 옆에 앉아 드라마를 보던 여자아이는 열두 살 때 재밌게 보던 드라마를 원고지에 그대로 옮겨 적어 봅니다. 중학생이 된 아이는 친구가 빌려 온 ‘남자의 향기’라는 소설책을 밤새워 보고 펑펑 울다 잠이 듭니다. 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온 그 날, 어마어마한 감정에 휩싸여 잠을 못 이룬 그 소녀는 ‘작가’가 되기로 합니다. 멜로의 감수성을 풀어낼 공간을 찾지 못했던 소녀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공책을 채워 갑니다.
문예를 창작하는 공부를 전문적인 대학에서 배웠고, 방송 및 드라마, 영화 시나리오를 가르치는 아카데미에서 나머지 공부도 한 소녀는 이제 숙녀가 되었습니다. 꿈만 가지고 살 수 있었던 소녀의 시기를 지났기에, 숙녀는 팍팍한 삶을 대체적으로 열심히 살아냈습니다.
앞만 보고 달리던 숙녀는 이제 어엿한 여자가 되었고, 그녀는 가끔씩 고개를 쳐드는 멜로의 감수성을 풀 공간을 다시 찾게 됩니다.
소녀시절, 빈 공책을 빼곡히 채우던 그 열정으로 열심히 자판으로 두드리고 있는 여자는 바로 나, 지은수입니다.
<신데렐라의 트로피>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