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조승연
“승연아, 적정기술이 뭐야~?” “나도 몰라.” 3년 전이라면 1초 만에 끝냈을 답을, 이제는 날밤을 새우며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꿈 바꾸기’가 전공이자 취미였으나 중앙기독중학교 재학 당시, 포항공대 장수영 교수님의 특강을 듣다가 거짓말같이 그 녀석의 포로가 된다. 상대는, 그 이름도 생소한 적정기술. ‘소외된 90%를 위한 기술’이라는 정의는, 왕성한 지적 호기심과 대책 없는 도전정신을 몹시 자극했고 ‘배워서 남 주자’는 평소 철학(?)과도 맞아떨어졌다.
모처럼 찾은 꿈을 개꿈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했다. 적정기술 관련 책 읽기, 장애를 가진 친구를 위해 적정기술틱한 깔창 제작하기는 물론, 특유의 애교와 친화력과 총기로 장수영 교수님을 공략, 갖가지 궁금증을 해소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발바닥에 땀나도록 쑤시고 다니지 않았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각종 행사에 기웃거릴 수 있는 특전도 얻었다. 용인외고 입학도 그 덤이라 믿고 있다. 그 흔한 영어 공인점수 하나 없이 꿈에 대한 소개만으로 외고에 당당히 합격, 주위 엄마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야무지게 자기 길을 간다고 해... 서 진지하고 무거운 캐릭터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낯선 기숙사 생활과 선행학습이 전무하다는 현실에 긴장하다가도, 늦은 밤 쓰레기 소각장 앞에서 치킨 배달원과 접촉, 사감님에게 들키지 않고 치킨을 배송한다는 미션을 완수하며 짜릿해하는 말괄량이 여학생이다. 승연이는 오늘밤도 치킨을 뜯으며 어떻게 하면 또래 친구들에게 적정기술을 잘 알릴 수 있을지 설렘 가득한 생각을 이어간다. 하나의 방편으로 책을 내기로 했지만 눈앞에 닥친 중간고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열일곱 살 청소년이다.
<소녀, 적정기술을 탐하다>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