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현.
2011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졸업장을 부모님께 ‘선물’하고 2년여간 사회 이곳저곳에서 맨땅에 헤딩하며 지냈다. 당시 서울시장후보 박원순 캠프에서 지금의 송세인 비서관을 만났고, 오바마 연설문을 하나 번역해 달라는 그의 부탁에서 이 책이 시작됐다. 영어 공부와 정치 연설에 관심 있는 벗들을 모아 일을 키웠다. 각각 희망제작소, 선거 캠프, 민변에서 만난 손영목, 양시온, 이광훈이 작업을 도왔다.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보이지 않는 손’은 존재하지 않기에 보이지 않는 거라고 믿게 됐다. 세상의 자원을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그 손이 있다면 수백만 청춘이 토익 점수에 목매달진 않을 거다. 지난 미국 대선 양당의 명연설을 살펴보고자 시작한 이 작업을 끝낼 때쯤 ‘무작정 외우고 문제 푸는 영어보다 찾아보고 쓰는 영어가 오래간다’는 이치를 새삼 깨닫게 된 건 또 다른 성과다. 최근 성균관대 로스쿨에서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맨땅 헤딩을 계속 할 수 있을 만큼 내가 단단하지도 뛰어나지도 않다는 걸 알게 한 내 20대는 제 역할을 다했다.
송세인.
한양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며, 삶은 그 전체가 큰 배움의 기회임을 배웠다. 시공간 너머 어딘가로 주파수를 맞춰가며 라디오 작가로 일했고, 미술사에 재미를 붙여 강연하며 살아보기도 했다. 지금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2012년 미국 대선 무렵, 미국 전당대회 연설문을 번역해야 했다. 여럿과 함께 했던 이 작업이 큰 공부가 되었다. 영어 공부가 된 것은 물론이고 미국 양당의 대표적인 ‘말’들을 읽어가면서 동시대를 살고 있는 미국민들의 ‘삶’을, 또한 그들의 ‘함께 살기’ 위한 모색들을 엿볼 수 있었다.
<미국을 움직인 스피치 VS 스피치>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