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이주홍
향파 이주홍은 강양(江陽, 혹은 합천 이씨 첨사공파) 33세손으로, 본관은 경주다. 그는 1906년 5월 20일 아버지 이정식과 어머니 강정화 사이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태어난 곳은 경남 합천 읍내에서 20리 정도 떨어진 영창이라는 농촌의 산 아래 마을이다. 생가는 지금 개축되어 다른 사람이 살고 있으며, 현재 생가 앞 도로변에는 생가를 알리는 표지판과 표지석만 세워져 있을 뿐이다. 생가 모형은 2011년 겨울에 개관한 이주홍 어린이 문학관 좌측에 두 채가 세워져 있다. 생가 표지석 건너편에는 ‘향파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 있다.
이주홍은 1918년 고향에서 합천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부친의 뜻에 따라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했다.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그림, 음악, 연극, 문학을 즐겼다고 한다. 특히 그림은 ≪신소년≫ 등의 잡지를 편집하고 직접 표지화와 삽화까지 그릴 정도로 뛰어난 솜씨를 발휘했다.
이주홍은 1922년 상경하여 고학생으로 빈궁한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문학에 대한 꿈은 버릴 수 없었다고 한다. 1921년부터 1924년 3월까지 경성 한성중학원을 다니다가 그해 일본으로 건너가 탄광, 토목, 철물, 문구, 제과 공장 등을 전전하며 막노동을 하면서도 독학으로 공부하며 향학열을 불태웠다.
해방이 되고 1947년 부산으로 내려와 사회주의 문학 단체와 손을 끊고 동래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한다. 1949년 2학기에 부산수산대학교 전임강사로 부임하면서 1972년 정년퇴임할 때까지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부경대학교 총장을 지낸 시인 강남주, 부산문화방송 사장을 지낸 김영, 그리고 동화작가로 활동하다 비명에 간 고 성기정 등은 대학 시절 이주홍의 제자였다.
1980년대 중반에는 부산아동문학회와 부산아동문학가협회 둘로 나뉘어 있던 단체를 통합하기 위해 부산아동문학인협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87년에 부산 온천동 자택에서 영면해 사회장으로 장례를 치르며 많은 문학인들의 애도를 받았다.
문학 활동의 발자취와 수상
이주홍은 1928년 ≪신소년≫지에 <배암색기의 무도>라는 동화 작품이 실려 아동문단에 등단했으며, 이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가난과 사랑>이 입선되어 일반문학인 소설계에 등단하게 된다. 소설집은 ≪탈선 춘향전≫(1951), ≪조춘≫(1956), ≪해변≫(1971), ≪풍마≫(1973), ≪신화≫(1977), ≪지저깨비들≫(1977), ≪어머니≫(1979), ≪아버지≫(1982)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는 ≪풍경≫(1984) 등이 있다.
아동문학 작품집으로는 ≪못난 도야지≫(1947), ≪아름다운 고향≫(1954), ≪비오는 들창≫(1955), ≪피리 부는 소년≫(1955), ≪외로운 짬보≫(1959), ≪톡톡 할아버지≫(1961), ≪섬에서 온 아이≫(1968), ≪살찐이의 일기≫(1974), ≪못나도 울 엄마≫(1977), ≪청개구리≫(1978), ≪해같이 달같이만≫(1978) 등을 비롯하여 위인전 등이 있다. 희곡 작품으로는 일제강점기 아동극을 제외하고 <열풍>(1947) 등 30여 편이 있다. 또 중국 고전의 번역에도 주력하여 ≪수호지≫(1960) 등을 냈다.
희곡 중에서 1949년에 발표한 <탈선 춘향전>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부산 대학극의 단골 레퍼토리였다. 이 작품은 일종의 재담극인데 방자를 통해 권력층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비판한다. 2006년 향파 이주홍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극단 연희단거리패(이윤택 연출)에 의해 공연되었다. 원래 2막이었으나 극작가이며 연출가인 이윤택에 의해 3막과 4막이 추가되어 극단 연희단거리패에 의해 매년 공연된다. 이 작품과 함께 아동소설 <메아리>를 각색한 희곡 <메아리>(김문홍 각색, 이정남 연출)도 탄생 100주년에 부경대학교 대학극장에서 공연되었다.
이주홍은 1957년 제1회 부산시문화상을, 1962년에는 제1회 경상남도문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1968년 눌원문화상, 1979년 대한민국예술원상, 1983년 제1회 한국 불교문학상을 받았으며, 1984년에는 대한민국문화훈장을, 1985년에는 대한민국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1980년에는 수산대학교 제자였던 동화작가 성기정을 비롯한 몇몇 제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주홍 아동문학상을 제정하기에 이른다. 이주홍 아동문학상은 2001년까지 시행되다가 2002년에는 개편을 단행한다. 아동문학상운영위원회는 사단법인 이주홍 문학재단으로 이름을 바꾸어 새로 출발했으며, 이주홍 아동문학상은 이주홍문학상으로 확대하여 일반문학상, 아동문학상, 평론상 등 세 개 부문으로 시상하고, 매년 5월에 ‘이주홍문학제’를 개최한다. 그리고 2002년 10월 3일에는 이주홍 문학관을 개관했다.
선정된 아동문학 작품들
이주홍의 작품 중에서 소설 작품과 극문학 작품은 이주홍 문학재단에 의해 이미 전집으로 간행되어 작가와 연구자 들에게 좋은 텍스트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동화와 아동소설, 그리고 동시를 비롯한 그의 아동문학 작품은 아직까지 전집으로 간행되지 않아서 후학이나 작품 연구자 들에게 체계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못해 아동문학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주홍의 동화 작품에 대한 아동문학 연구 목록은 류종렬의 ≪이주홍과 근대문학≫(2004)에 체계적으로 정리(446∼450쪽)되어 있다. 그의 아동문학 작품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출간된다면 앞으로 후학들의 보다 많은 연구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희곡 작품 역시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만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부산연극협회가 주축이 되어 그의 희곡 작품을 다시 무대화하고, 텍스트 연구와 공연 작품 연구를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주홍은 소설, 희곡, 수필, 시, 아동문학 등 문학의 모든 장르와 서화, 그림 등 문화 전반에 걸쳐서 많은 작품을 남겨 놓았다. 이러한 그의 전방위적 창작 활동에 대해 학계는 어느 한 분야에서 독창적인 고도의 작품을 생산하지 못했다는 취약점이 있다거나 모든 작품이 그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문학적 완성도를 지니고 있다는 등 엇갈린 평가와 반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자의 평가는 문학의 여러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작가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우리 문단의 부정적 시선과 고정관념에서 기인하는 부작용이 아닐 수 없다. 향파 이주홍은 우리 시대가 낳은 진정한 르네상스맨이며, 작가적 양심을 옥죄는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항변한 진정한 인본주의 작가로 마땅히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그는 또한 지역주의 주변부 문학의 편협성을 탈피한 중심부 작가로 한국 문학의 우뚝한 봉우리로 존재한다.
해설 - 김문홍
1945년 전라남도 완도에서 출생하여 부산에서 성장했다. <함세덕 희곡의 극적 전략과 의미구조 연구>로 1997년 동아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한국문학신인상에서 중편소설, 소년중앙문학상에서 동화, 월간문학신인상에서 동시가 당선되어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 소설집 ≪지상의 섬≫ 외 네 권, 희곡집 ≪안개주의보≫ 외 세 권, 장편동화 ≪머나먼 나라≫ 외 아홉 권, 연극비평집 등 20여 권이 있다. 한국동화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이주홍문학상, 전국연극제 희곡상을 받았다. 현재 부산연극평론가협회 회장, 부산시립극단 운영위원, 부경대학교 외래 교수를 지내고 있다.
<이주홍 동화선집>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