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가톨릭대에서 국문학을, 게이오대에서 일본어를, 동경외대 대학원에서 일본문화(지역연구과 일본 전공)를 공부했다. 한 번도 다른 길을 생각해본 적이 없던 나도 딱 두 번 고3 담임선생님의 권유를 떠올린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은 문예창작학과와 국어교육학과를 권하셨는데, 잡지사를 다니면서는 순발력이 뛰어난 문창과 출신이 부러웠고, 한국어를 가르치면서는 가르치는 요령을 아는 사대 출신이 부러웠다. 물론 그런 생각은 한순간이고, 나는 여전히 국문학을 공부한 것이 자랑스럽다. 잡지사는 내게 너무 숨 가쁜 곳이었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은 재미있지만 국어 선생은 내게 버거웠다. 한국어를 한국어답게 만들고, 일본어 작품을 한국어 작품으로 옮기고,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 나는 좋다. 사람에게는 다 그 사람의 자리가 있다는 것을 나는 여전히 믿는 편이다. 여행을 좋아하고, 술과 연애하며, 영화를 사랑하고, 시를 연모한다. 그 외의 것들에 대해서 나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
<나른한 오후의 마들렌>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