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드 피장
프랑스 최초의 직업적 여성 문필가다. 프랑스 작가이지만 실제로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태어났으며, 의사이자 점성가였던 아버지 톰마소 디 피차노가 프랑스 왕 샤를 5세의 자문관으로 초빙됨에 따라 서너 살 때부터 파리에서 성장했다. 이후 프랑스식으로 성을 바꾸고 죽을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으며, 프랑스어로 작품을 썼다. 든든한 보호자이던 샤를 5세와 그녀의 아버지가 사망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영위하던 남편마저 그녀 나이 25세 때 세상을 등지자 졸지에 과부가 된 그녀는 어린 자식을 키우며 어머니를 봉양해야 했다. 이와 맞물려 당시 만연해 있던 여성 폄하적 세태에 온갖 시련을 겪었지만 피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계기로 남성과 여성에 관한 독자적인 시각을 획득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피장은 평생에 걸쳐 역사, 정치, 철학, 문학 등 다방면에 걸친 저작을 남겼으며, 그중에서도 《숙녀들의 도시(Le livre de la cité des dames)》(1405)는 전통적인 남성 본위의 여성 비하 담론에 정면 도전한 여성 옹호론의 효시로 꼽힌다.
이봉지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배재대학교 명예교수다. 저서로는 《Le Roman à éditeur》, 《서사학과 페미니즘》이 있으며 역서로는 《수녀》, 《페루 여인의 편지》, 《공화정과 쿠데타》, 《육체와 예술》(공역), 《프랑스 혁명의 지적 기원》(공역), 《두 친구》, 《캉디드》, 《철학편지》 등이 있다.
<원서발췌 숙녀들의 도시>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