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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8.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현대 사회는 미에 엄청난 관심을 쏟고 있다. 미용 산업의 규모는 어마어마하고, 관련 분야를 다루는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늘 붐빈다. 여기에 더해 얼굴 아래 삼분의 일을 차지하고 있고, 골격 배치까지 고려하면 얼굴 생김을 완전히 달라 보이게 만들 수 있는 구강, 그리고 치아라는 영역은 미적인 목표 달성에 빠질 수 없는 영역이다. TV의 성형 관련 프로그램 패널에 치과의사의 자리는 항상 마련되어 있다. 한때 연예인들 사이에서 불었던 양악 수술의 열풍은 현대의 미적 조건에서 구강과 턱이 차지하는 위상을 잘 보여 준다. 그러나 이런 관심은 결코 현대 사회에 불쑥 솟아오른 신생물이 아니다.
구강 양치액으로 질산을 사용해서 치아의 법랑질이 다 녹아 버린 사람들이 런던의 거리를 활보하던 때가 있었다. 미국 서부개척 시대에는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며 마을과 마을 사이를 떠돌다가, 이를 앓는 사람을 만나면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등자에 앉은 채로 순식간에 이를 뽑아 줄 수 있다고 떠벌리고 다니던 돌팔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죽은 사람의 치아가 건강을 가져다준다는 주술적 믿음과 잠시 꽃피웠던 치아 이식술, 그리고 보철적 필요에서 시신의 치아를 수거하는 직업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또 누군가는 서커스 공연보다 더 인기가 좋은 치아 뽑기 쇼를 선보이기도 했고, 모든 치통을 없애는 마법의 물약은 근세 도시에서 정기적으로 열리던 시장에서 최고의 판매 상품으로 지위를 누리기도 했다. 이 모든 일들은 흥미를 유발하는 기록들이거니와 야사의 한 쪽을 차지할 수 있을 광경이기도 하지만, 가만 들여다보면 옛날부터 치아가 모두의 관심 대상이었음을 짐작해 볼 수도 있다.
한편 치아는 여러 문화적, 과학적 발전의 기원이기도 했다. 예로 손수건이 궁중 문화로, 이어 일상의 에티켓으로 자리 잡은 것은 프랑스 황후 조세핀의 심한 충치 때문이었다. 보철로 전쟁 영웅의 시신을 구분해 법의학의 문을 연 것도 치과였다. 밖으로 나갈 구두 값도 벌지 못하던 월트 디즈니에게 구강 위생 캠페인에 쓸 영화 제작을 부탁해 훗날 디즈니월드의 초석을 닦은 것도 치과의사다.
이런 사실들을 단순히 나열하기만 한 책은 아니다. 충치, 돌팔이들, 미국 독립 혁명, 틀니 등 몇 가지 주제로 인류가 치아, 치의학과 함께한 역사를 꿰어 냈다. 치의학사를 이토록 흥미롭게 개괄한 책은 아직까지 없었다. 이 책은 치아를 둘러싼 옛 사람들의 지난한 고민들을 이해하는 친절한 통로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가장 심한 고통 중 하나라는 치통을 안겨 주는 이 영역에서 벌어진 수많은 악전고투가 웃음과 함께 인간을 보는 새로운 눈을 줄 것이다.
<치의학의 이 저린 역사>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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