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유대교 회당의 건립을 허가하고 유대인의 입국을 허용한 네덜란드는 종교적 이방인으로서 각지에서 고통 받고 있던 많은 유대인들에게는 꿈의 나라였다. 이런 상황에서 스피노자는 자유로이 유대인 학교와 교회를 다녔고 히브리어와 유대·아랍 신학자들의 저작을 공부했다.
그러다가 스콜라 철학과 데카르트의 철학을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세속적이며 기독교적인 방식과의 만남이 스피노자에게는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다. 이로 인해 그는 이전에 배운 유대적 성서 해석의 틀에서 차츰 벗어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랍비가 되기를 바라던 아버지의 기대를 저버리고 비정통 기독교 신자, 반교권주의자, 퀘이커 교도와 꾸준히 친분을 쌓아나가면서 유대교와 단절하기 시작했다.
그의 지적인 관심은 더 이상 유대교에 머물지 않았다. 매우 창의적인 사고를 지녔던 그는 정통적 교리와 성서 해석에서 벗어나 전통과 권위에 대항했다. 그는 신이 육체가 없다는 점, 천사가 실재한다는 점, 영혼이 불멸한다는 점 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성서에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유대 교회는 스피노자를 매수와 협박으로 회유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결국 그를 파문시켰다. 스피노자는 유대 교회의 처사가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 후 렌즈 깎는 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몇몇 학생들에게 개인적으로 철학을 가르쳤다. 그리고 친구들과 꾸준히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켜나갔다.
당대의 새로운 철학인 데카르트 사상을 기하학적 방식으로 해설한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1663)는 생전에 그의 이름으로 출간된 유일한 책으로 스피노자 사상의 출발점은 물론 초기 근대 철학사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저서이다.
주요 저작으로는 《에티카》, 《신, 인간 그리고 인간의 행복에 관한 소고》, 《지성교정론》, 《신학-정치론》, 《히브리어 문법 개요》, 《정치론》 등이 있다.
<개정판 |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