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버는 프로이센의 에르푸르트에서 부유한 집안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그는 폭넓은 독서를 통해 지적 욕구를 충족시켰고, 구약성서의 원전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히브리어를 익혔다. 그러나 종교에 대한 그의 태도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그는 가부장적인 전통을 고수하는 아버지의 권위주의적 속물 근성과 엄격한 칼뱅주의의 전통을 지닌 집안에서 성장한 어머니의 신앙심에 반감을 가졌다.
열여덟에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하던 그는 잠시 군에 복무한 뒤 아버지의 뜻에 따라 베를린 대학교에서 학업을 마쳤다. 법률과 경제사를 공부하는 동안 아버지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으나, 20대 중반부터 사법관 보조 업무와 대학 조교로 일하는 등 수입이 없는 활동을 했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해야 했다.
베를린 대학교 임시 법학강사로 채용된 그는 지적인 노력과 명석함으로 승진을 거듭하여 서른한 살에 프라이부르크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로 취임하게 된다. 취임 강연에서 그는 독일 엘베강 유역의 토지 문제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며 당시의 지배 계급을 비판했다. 이를 계기로 자유주의 정치 평론가인 나우만과 교류하게 된다. 다음 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정교수로 임명되지만 이듬해 아버지의 죽음으로 5년여 동안 신경쇠약에 시달린다. 신경증과 학문의 틈에서 방황하던 베버는 병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다음 왕성한 학문적 활동을 재개한다. 그는 칼뱅주의 윤리와 의무적 노동의 관계, 종교윤리와 사회경제적인 과정 간의 관련성 등을 연구하여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그는 역작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통해 프로테스탄티즘과 자본주의의 관련성을 날카롭게 분석해냈다.
베버는 경제학, 경제사, 법학사, 사회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의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은 연구를 했으며, 사회학의 방법론을 체계화하는 데 기여했다. 사후에 《종교 사회학 논문 모음집》, 《경제와 사회》, 《사회경제사》 등이 출간되었다.
<고전의 세계 개정판>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