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김자환(金自煥)
김자환은 1952년 7월 21일(음력) 전남 순천시 생목동 128번지에서 아버지 김찬수와 어머니 이덕순의 4남 2녀 중 차남으로 출생했다. 순천중앙초등학교와 순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1971년 광주교육대학으로 진학했다.
1973년 졸업 후, 1975년 여천군 삼산면의 초도초등학교에 교사로 첫 발령을 받으며 교직의 길을 걷게 된다. 1978년 최윤정과 결혼해 수연, 수나 두 딸의 아버지가 된다. 그는 교사의 길을 걸으면서 1984년 등단 후 24년 동안 40여 권 이상의 창작집을 출간할 만큼 다작을 했다. 초도초등학교, 율촌초등학교, 북초등학교, 구봉초등학교, 자산초등학교, 경호초등학교 등 주로 여수의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1990년부터는 사립인 여수 여도초등학교에서 18년 동안 교직의 길을 걸으며 창작혼을 불살랐다.
1981년 문학에 뜻을 두고 여수문인협회에 가입해 활동하던 중 1984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참새 할아버지>가 당선되어 문단에 데뷔했다. 1985년 체신부와 KBS 동화 공모에 동화 <별>이 당선되었으며, 1986년 동화 <살아 있는 그림>으로 ≪교육신보≫ 학예술상을 수상했다. 1987년 단편동화 <등대지기와 흰눈이>가 제6회 계몽사아동문학상에 당선되어 문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같은 해 여수의 교단 작가들인 최기성, 이성관, 배승, 정병도, 김용섭 등과 깻돌아동문학회 결성을 주도해 지역아동문학의 지평을 여는 데 앞장섰고 동인지 ≪깻돌≫ 발간을 주도했다. 1988년 제28회 아동문예작품상에 동화 <할머니>가 당선되었다. 11월 아동문예사에서 첫 동화집 ≪등대지기와 흰눈이≫를 출간했고, 이 책으로 제13회 전남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 ≪아동문예≫ 11월호에 자전적 동화 <눈물이 별이라면>을 발표했다. 지칠 줄 모르는 창작열로 1989년에는 제8회 새벗문학상에 장편동화 ≪등대지기≫가 당선되었다.
이후 꾸준히 열정적인 창작 활동을 하던 중 2007년 8월 ‘신경모세포종(임파선 종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와병 중에도 장편동화 ≪오빠≫를 탈고한 후 11월 여도초등학교를 휴직했다. 2008년 4월 장편동화 ≪조아조아 방송국≫을 출간한 후 8월에는 여도초등학교를 퇴직했으며 33년 6개월 동안의 교직 생활을 마감했다. 그해 10월 장편동화 ≪떴다 떴다 비행기≫를 대교눈높이 문학상 기성작가 부문에 응모한 후 12월 1일 지병으로 영면했다. 2009년 1월에는 유작이 된 단편동화집 ≪거짓말이야≫가 간행되었다.
가톨릭 신자였던 그는 평소 긍정적인 삶을 살았으며, 그가 추구하고자 하는 자아는 발견하는 게 아니라 형성하는 것이라는 사상으로 일관했다. 1993년 ‘책의 해’를 맞아 KBS 여수방송국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할 때였다. 200여 명의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첨단과학시대에서의 동화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는데, 이 자리에서 그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해 동화를 쓰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현재를 즐겁게 여기고 보람을 느끼며 긍정적으로 행동할 때 행복해지며, 이러한 행복을 찾아 주는 것이 동화의 기능이라며 자신의 문학적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이로 미루어 봐 동화를 쓰게 된 그의 동기가 충분히 이해된다.
2006년 출판된 ≪한국대표창작동화≫에 실린 그의 단편동화 <배나무골 바보 이야기>를 보면 작가의 모습과 심성이 잘 드러나 있다. 배나무 과수원을 지키고 보살피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사람 같았던 주인공 바보는 평생 동화의 길을 쉬지 않고 걸었던 그의 삶과 매우 비슷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팔을 자르면 나무가 얼마나 아프겠어요?”라며 전지가위를 들지 않았던 바보, 바로 세상의 어린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그의 염원으로 받아들여진다. 죄진 게 없어서 무서운 게 없다던 바보를 통해 평생 어린이와 동화만을 사랑하다 떠난, 순수한 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참 특별한 작가였다. 동화를 집필하는 동안에는 습관적으로 줄담배를 피웠으며, 목표 분량을 채우기까지는 밤새우기도 불사하는 버릇이 있었다. 그러니 장편 하나 마치고 나면 기관지가 손상되어 거담제를 먹곤 했다. 이것이 한창 동화의 실타래가 풀어져 나오는 때에 죽음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어 버린 셈이다. 눈물이 많고, 정이 넘쳐 나는 사람, 담배 연기 너머로 보일 듯 말 듯 흘리던 선한 웃음, 오글오글 동화의 모티프가 숨어 있을 것 같은 곱슬머리, 그 안에서 쉼 없이 풀어져 나오던 동화의 실타래 등 생전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퇴임하면 무료로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그의 바람을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어린이를 사랑했는가 알 수 있다.
그는 문학적 업적에 비해 문학상이라는 보상은 거의 받지 못했다. 그가 공식적으로 받은 문학상은 전남아동문학작가상과 아동문예작가상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자력에 의한 공모상이었다. 계몽사아동문학상, 새벗문학상 등이 그것이다. 그가 10년만 더 오래 살았더라도 그의 문학적 성과는 아동문학사에 더욱 빛났으리라 예견된다.
그는 새를 사랑한 작가다. 오동도 동백나무숲에 사는 동박새 흰눈이, 때까치 등대지기, 휘파람새 휘돌이를 사랑했다. 향일암 동백숲에 사는 동박새 포롱이를 사랑하고, 순천만의 흑두루미 두리를 사랑했다. 물의 도시 여수를 사랑한 동화작가, 동백숲과 오동도와 향일암을 처절하게 사랑한 그는 순천이 낳고 여수가 기른 동화작가다. 그는 등단 후 24년 동안 가장 치열하게 쓰고 순수하게 살다 간, 사람 냄새 진한 작가다. 그의 동화에는 자연과 인간이 하나 되는 합일 정신이 담겨 있고, 방황하고 갈등하는 사춘기 아동들의 고민과 반항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다. 또한 그들과 어울려 고민과 갈등을 풀어 주는 선생님을 주축으로 하는 어른들의 촉촉한 사랑과 따뜻한 담론도 담겨 있다.
작품 및 수상 연보
1988년 ≪등대지기와 흰눈이≫(아동문예사) 출간. ≪등대지기와 흰눈이≫로 제13회 전남아동문학상 수상.
1989년 ≪등대지기≫로 제8회 새벗문학상 수상.
1991년 ≪쉬면서 노는 학교≫(대교출판), ≪노라미와 무지개≫(아동문예사) 출간. ≪노라미와 무지개≫로 제11회 아동문예작가상 수상, 문예진흥기금 수령.
1992년 ≪등대지기≫(새벗사) 출간.
1993년 ≪여우 학교 여우 선생님≫ 상·하 권(사과나무), ≪새들은 왜 울지 않는가≫(대교출판), ≪어른 길들이기≫(사과나무) 출간.
1994년 ≪치와와와 여우꼬리≫(대교출판) 출간.
1995년 ≪돼지클럽 4총사≫ 1·2권(능인출판), ≪우리 엄마는 너무해≫(재능출판) 출간.
1996년 ≪우리가 남이니?≫(지경사), ‘쉬면서 노는 학교’ 시리즈 2권 ≪숙제주식회사≫, ‘쉬면서 노는 학교’ 시리즈 3권 ≪고우니의 사춘기≫, ≪짧은 치마 최한결의 좋은 친구들≫(교학사), ≪교장 선생님 혼내 주세요≫(재능출판), ≪늙은 별 좀생이≫(두산동아) 출간. ≪우리나라 좋은 동화≫(꿈이있는집)에 단편동화 <미리내 다리> 수록.
2001년 ≪엄마를 위하여≫(꿈이 있는 아이들), ≪난 너하고 달라≫(문공사), ≪운주사의 하얀 도깨비≫(디자인 하우스) 출간.
2002년 ≪진욱이 안 미워하기≫(계림닷컴), ≪노란, 아주 작은 새≫(대교출판) 출간.
2003년 ≪사랑 바이러스≫(문공사), ≪여우고개≫(푸른책들), ≪순돌아 도망쳐≫(삼성당) 출간. ≪진욱이 안 미워하기≫를 대만 삼채문화출판사에서 번역 출판.
2004년 ≪두리 날다≫(대교출판)
2005년 ≪진욱이 안 미워하기≫가 중국 북경출판사에서 번역 출판. ≪만두와 방콕 할아버지≫ 출간. ≪만두와 방콕 할아버지≫가 국민도서 문화진흥회 우수도서로 선정.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금으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꽃≫(삼성당) 출간.
2006년 ≪한국대표창작동화≫(계림)에 단편동화 <배나무골 바보 이야기> 수록. ≪날아라 동서남북≫(청개구리) 출간.
2007년 ≪시와 동화≫ 40호에 단편동화 <꽃은 나를 보고 웃는데> 수록. ≪엄마가 보고 있다≫(문공사) 출간.
해설 - 이성자
1949년 전라남도 영광에서 출생했다. 광주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했으며, 명지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아동문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동시 부문과 199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오동잎을 따서>가 당선되었다. 2001년 대교 눈높이아동문학상 동화 부문에 당선된 후, 동시와 동화를 함께 쓰고 있다. 계몽아동문학상, 눈높이아동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우리나라 좋은 동시 문학상, 방정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동시집으로 ≪너도 알 거야≫, ≪키다리가 되었다가 난쟁이가 되었다가≫, ≪입안이 근질근질≫, 동화집으로 ≪내 친구 용환이 삼촌≫, ≪형이라고 부를 자신 있니?≫, ≪두레실 할아버지의 소원≫, ≪쉿! 특급 비밀이에요≫, ≪뭐가 다른데?≫, ≪최고는 내 안에 있어≫, ≪아빠도 시간이 필요해≫, ≪못 말리는 까미 황마훔≫, ≪마법을 걸고 싶은 날≫, ≪행복한 우울 바이러스≫ 등이 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광주교육대학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한다.
<김자환 동화선집> 저자 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