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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 | 고티에 환상 단편집 상세페이지

개정판 | 고티에 환상 단편집작품 소개

<개정판 | 고티에 환상 단편집> 테오필 고티에(1811~1872)는 예술지상주의를 표명한 고답파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다양한 재능을 지닌 작가다. ≪마드무아젤 모팽≫(1835), ≪대장 프라카스≫(1863) 같은 장편소설, 그리고 많은 환상 단편과 중편을 쓴 소설가이며, 동시에 수많은 공연 비평과 미술 비평을 쓴 비평가이기도 하다. 아돌프 아당의 음악에 고티에가 대본을 쓴 발레 <지젤>은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다. 당시에 이렇게 여러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글을 쓴 작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고티에의 환상 작품들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의 환상 문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네 개의 작품, <커피포트 아가씨>, <옹팔>, <사랑에 빠진 죽은 여인>, <아리아 마르첼라>을 선택했다.
<커피포트 아가씨>는 고티에가 스무 살에 발표한 첫 번째 환상 단편이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같이 화실에 다니는 두 명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들을 초대한 지인의 집에 도착한 일행은 각자의 방으로 안내되고, 테오도르의 방은 루이 15세 시대의 스타일로 고풍스럽게 장식된 곳인데 마치 방금 전까지 사람이 살았던 것 같은 흔적들이 있다. 피곤에 지친 테오도르는 곯아떨어졌는데, 한밤중에 무언가의 기척에 눈을 떴다가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된다. 벽에 걸려 있던 초상화 속의 사람들이 모두 나와서 댄스파티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테오도르는 꿈을 꾸고 있는 걸까? 그는 창백한 얼굴의 아가씨 앙젤라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녀와 춤을 추고 사랑을 속삭인다. 하지만 날이 밝아 오자 새벽빛과 함께 그녀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진다. 친구들이 정신을 잃고 쓰러진 테오도르를 발견했을 때, 그는 기괴한 차림새였다. 그를 초대한 친구의 할아버지가 결혼식 때 입었던 구식 복장을 하고 부서진 도자기 조각을 손에 쥐고 있었다. 그는 꿈을 꾼 걸까? 그렇다면 그가 입고 있는 옷은, 그의 손에 남아 있는 깨어진 커피포트 조각은 무엇일까? 테오도르는 자신이 만난 아가씨의 얼굴을 그려서 친구들에게 보여 주었는데, 앙젤라는 2년 전에 죽은 집주인의 여동생이었다. 테오도르가 만났던 앙젤라는 커피포트가 사람으로 변한 경우였다. 사물의 의인화라는 테마는 호프만의 작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독창적이지 않은 이 주제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초상화 속에서 튀어나온 인물들에 대한 유머러스하면서도 사실적인 묘사나 그들의 댄스파티에 대한 생동감 있는 묘사다.
초상화 속의 인물들이 살아나고 사물이 사람으로 변하는 환상적 소재는 <옹팔>에서도 이어진다. 학교를 막 졸업한 주인공은 진로를 고민하면서 파리에 사는 삼촌 집에서 잠시 지내게 된다. 한적한 동네에 있던 그 집은 백 년 전에 지은 고색창연한 저택이었고, 주인공은 정원 옆에 있는 별채에 머무르게 되는데 완전히 로코코풍으로 장식된 독특한 분위기의 방이었다. 주인공은 밤에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다. 바람 소리에 잠을 깼는데 벽에 걸린 태피스트리 속에서 헤라클레스와 함께 있던 리디아의 여왕 옹팔이 태피스트리 밖으로 걸어 나와 침대 옆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녀의 설명에 의하면 자신은 후작 부인이고, 신화를 표현한 그 태피스트리 속의 헤라클레스와 옹팔의 얼굴은 사실 남편인 후작과 자신의 얼굴이라는 것이다. 남편의 명령으로 후작 본인과 부인의 얼굴로 신화 속의 한 장면을 태피스트리로 만들게 한 것이다. 그날부터 주인공은 밤마다 태피스트리에서 걸어 나온 신화 속의 옹팔, 아니 100년 전 루이 15세의 섭정 시대에 살았던 후작 부인과 밀애를 즐기게 되고, 새벽이 오면 그녀는 다시 태피스트리 속으로 사라진다.
현실과 초현실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왕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몽환적 장치들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여인들과의 사랑은 세 번째 작품 <사랑에 빠진 죽은 여인> 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사랑에 빠진 죽은 여인>의 여주인공은 앞의 두 작품과는 달리 예술 작품 속에서 부활한 경우는 아니다. <사랑에 빠진 죽은 여인>은 어느 나이 든 신부님이 자신이 젊은 시절 겪었던 거짓말 같은 일을 들려주는 내용이다. 로뮈알드는 신부 서품을 받는 날 신비한 마력을 가진 여인에게 강한 유혹을 받게 된다. 그 여인의 눈빛은 그의 영혼을 뒤흔들고, 그의 신념을 위태롭게 할 정도였다. 간신히 서품식을 마치고 자신의 교구로 가서 평범한 시골 사제의 삶을 살던 어느 날 밤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자신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람을 따라나서게 되고, 그가 안내되어 간 곳은 서품식 날 그의 영혼을 흔들었던 신비의 여인 클라리몽드의 집이었다. 그녀는 죽어 있었다. 꿈에도 잊을 수 없었던 그 여인이 죽어서 자신 앞에 나타난 것이다. 주체할 수 없는 슬픔에 정신을 잃은 로뮈알드는 자신의 신분을 잊어버리고 그녀의 죽은 입술에 키스를 하게 되는데, 그의 눈물과 키스는 클라리몽드를 살아나게 만든다. 그 사건 이후로 로뮈알드의 삶에는 금이 가기 시작한다. 밤이면 클라리몽드를 만나 다른 삶을 살기 때문이다. 낮에는 순결한 시골 사제로, 밤에는 환락적인 생활을 하는 귀족으로 사는 것이다. 로뮈알드 자신도 둘 중의 어느 것이 자신인지 알 수 없는 자아분열 상태에 이르게 된다. <사랑에 빠진 죽은 여인>은 한 명의 인간이 두 가지의 상반된 삶을 살고 상반되는 요소의 공존이 환상적 세계를 창조해 내는 작품이다.
<아리아 마르첼라>(1852)는 고티에가 초기 작품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호프만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확립하게 되는 후기 작품들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아리아 마르첼라>에는 ‘폼페이의 추억’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부제가 암시하는 것처럼 주인공 옥타비앙이 두 명의 친구와 함께 폼페이 유적으로 여행을 갔다가 생긴 일을 이야기하고 있다. 옥타비앙은 폼페이로 가기 전에 나폴리의 박물관에서 폼페이 발굴 당시 나온 유물들을 구경하게 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유물 중에서 옥타비앙의 시선을 빼앗은 것이 있다.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산 채로 파묻혀서 도시와 함께 사라져 버렸는데, 화산재 속에 파묻힌 사람의 형태가 굳어서 남은 것이다. 검게 굳어 버린 화산재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는 형상은 어떤 젊은 여성의 한쪽 유방이었다. 마치 그리스 조각처럼 아름다운, 이천 년 전에 죽은 어느 여인의 흔적이었다. 옥타비앙은 그 유물에서 강한 인상을 받게 되고, 이천 년 전에 죽은 이름 모를 여인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고 폼페이로 간다. 일행은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사라져 버린 도시 폼페이의 이곳저곳을 둘러보게 된다.
밤에 혼자 폼페이의 폐허를 돌아다니던 옥타비앙은 자신이 그토록 열망했던 시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어둠이 빛으로 변하고, 달이 태양으로 떠오르고, 낮에 보았던 그 집들과 거리가 온전히 복원되어 살아 있는 폼페이로 들어가게 된다. 낮에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독자들이 구경했던 사실적인 폼페이는 그 모습 그대로 상상의 폼페이로 부활하게 된다. 옥타비앙이 이천 년 전에 죽은 도시로 갈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낮에 나폴리 박물관에서 본 유물의 주인공, 그 여인에 대한 강렬한 욕망 때문이었다. 결국 옥타비앙은 그 유물의 주인 아리아 마르첼라를 만나게 된다. 이천 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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